미국 하원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 무기 관련 수출과 경제지원이 금지된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중동·아프라카 소위원회 위원장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공화당·플로리다) 의원은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 제재 및 외교적 비승인 법안'(North Korea Sanctions and Diplomatic Nonrecognition Act of 2013)’을 제안했다.
미국 의회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3년 만이다. 미국 의회는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과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태 때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인 스티브 쉐벗(공화·오하이오) 의원을 비롯해 제럴드 코널리(민주·버지니아) 등 공화·민주 의원이 대거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레티넌 의원은 법안에서 “3차 핵실험은 북한 정권의 경거망동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며 미국의 이익에도 위협이 된다”면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성명을 내고 “김정은은 아버지(김정일)나 할아버지(김일성)와 마찬가지로 핵무기 야욕을 버리라는 국제 사회 전반의 요구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무시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 의미 있는 제재를 가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13일 미국에 북한에 대한 금융 제재와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참석, “금융 제재는 매우 효과적이며, 미국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서도 “적극 요청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