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북한을 방문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9일 방한해 우리측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북핵 6자회담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초기 대북특사를 지낸 프리처드 소장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처드 소장은 개인자격으로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방북해 북한 외무성 당국자 등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듣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처드 소장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변의) 5㎿ 원자로는 폐쇄돼 있었고 냉각탑도 파괴된 상태였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어떤 것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1,2차 핵실험을 감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돼, 한미 당국은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이 지역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프리처드 소장 등 미국의 외교전문가들을 초청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게 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변화를 꾀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달 초 프리처드 소장 뿐 아니라 지난 9월에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의 수전 셔크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소장 등 북한 사정에 밝은 전문가를 초청한 바 있다.
9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북한이 미국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 외교전문가들에게 초청 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외교전문가들에게 경제개혁 방침 등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버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북한은 이들 미국 전문가에게 중국의 협력을 통해 공업과 농업의 근대화에 우선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북한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선 대화 재개를 위한 평화공세에도 미국이 대화테이블에 나오지 않자, 민간 외교전문가들을 통해 제재 완화 및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