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문을 마치고 방한한 잭 프리처드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0일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에게 ‘북한이 워싱턴으로 오려면 서울을 거쳐야만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엄종식 통일부 차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했던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일단 공개된 발언으로 미뤄볼 때 그는 북한 당국에 ‘미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남북관계가 우선 풀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당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따라서 그의 발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다만 그동안 그가 미-북, 남-북간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타진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현재 6자회담 재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우리 정부의 6자회담 재개에 관한 구체적 조건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대화재개의 조건을 삼고 있는 가운데, 그에 따른 가식적인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이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우리 정부의 북핵 당국자들을 만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북핵 6자회담 재개 등 한반도 문제 등에 의견을 교환한다.
앞서 프리처드 소장은 6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변의) 5㎿ 원자로는 폐쇄돼 있었고 냉각탑도 파괴된 상태였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어떤 것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