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北 어떤 입장 보일까

공화당의 패배-민주당의 승리로 요약되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북한은 어떤 입장을 보일까.

그동안 북한은 공개적으로 특정정당을 직접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부시 행정부와 여당인 공화당의 실정을 거론함으로써 민주당의 승리를 기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달 “부시 행정부가 그릇된 정책으로 곧 심판대에 설 것”이라며 “대중의 심판대에 오른 부시 행정부가 정치적 종말을 고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미국에서 국회 중간선거가 박두해옴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공방전이 열기를 띠고 있다”며 “그런 속에서 부시와 그의 공화당이 민주당에 몰려 허우적거리는 꼴은 가관”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런 입장의 연장선에서 북한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나름대로 만족스런 미소를 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으로 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실패를 부각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북한은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오판(?)까지 서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은 공화당 소속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부터.

더욱이 미 행정부가 북한을 핵 선제공격 대상에 포함시켰고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을 통해 돈줄을 죄었을 뿐 아니라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대북압박정책을 이끌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체결하고 미 대통령의 방북과 양국간 수교를 위한 협상을 벌였다는 점에서 북한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를 경험으로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실장은 “북한은 협상을 통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를 알고 있다”며 “자신들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는 민주당의 집권과 이들과의 협상에 기대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패배로 끝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북한은 어떤 정책으로 대응할 것인가.

백 실장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 것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는 상황에 대한 대비의 성격도 있다고 본다”며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이후 민주당 쪽에서조차 북한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는 점에서 상황관리를 위한 태도 변화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앞으로 열리는 6자회담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회담에 임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서도 중간선거 결과로 인해 대북강경정책에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만큼 북한은 이러한 공간에서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외교적 노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시 행정부 책임론’을 부각시키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북한은 금융제재 해제를 위해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대화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논리로 부시 행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려 들 것이고, 미국의 양보가 없을 경우 2년 뒤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버티기 전략’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백 실장은 “북한이 버티기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결과로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만큼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십분 이용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협상공세를 취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미 국민의 현 정부 외교정책 심판 ▲청문회를 통한 상하 양원의 정책실패 조사가능성 ▲상원의 외교정책 영향력과 하원의 예산편성권 보유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의 정책차별화 ▲대북정책조정관의 임명 등을 꼽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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