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야 대북 해법 `백가쟁명’

미국이 향후 대북 대응 기조를 어떻게 둘지를 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양보를 통해서라도 즉각 대북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북한의 위협에 항복하는 식의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여기에 대북 봉쇄를 강화하고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순방을 마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앞으로 수 주간에 걸쳐 자신의 북한 방문 문제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가운데 오바마 정부가 어떤 대응 카드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호의적 무시..”냉정히 대응” = 대화는 필요하지만 일단 북한의 위협에 일일이 즉각 대응하기보다는 지켜보자는 `호의적 무시(benign neglect)’ 주장이 현재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12일 “북한의 위협을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기본 원칙”이라고 전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미첼 리스 윌리엄 앤드 메리대 교수,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등이 이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을 위협하는 북한이 모든 카드를 다 소진할 경우 언젠가는 대화의 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이들은 다자 협상의 틀을 재건하기 위한 의도 하의 양자 접촉 재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너무 성급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프리처드 소장은 이날 내셔널저널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의 모든 허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절제된 정책을 계속 펼쳐야 한다”면서 “수십년간의 불행했던 `쫓기(chasing after)’식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상황의 추가적인 악화를 막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는 뉴욕 필하모닉의 지난해 북한 공연에 이은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이지 않은 대북개입과 수정된 호의적 무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즉각 협상..”무시정책은 실패” = 무시정책은 부시 행정부 때 실패로 결론난 정책이라면서 즉각적이고 능동적인 대북협상 착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바마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피터 헤이즈 노틸러스연구소 소장,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국장 등이 이런 목소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금은 미국이 의미있는 협상을 복원하는 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시기”라면서 북한의 최고지도부가 협상을 완전히 포기키로 결정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측면에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조 바이든 부통령 등 고위급 대북특사를 파견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엘 위트 전 북한담당관은 이날 내셔널저널 기고에서 “더욱 더 과감한 것이 더 좋은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목표를 진전시켜 주기만 한다면 북한과 최고위 당국자를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 접촉할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외교당국간 대화 외에 북한과 군사당국간 대화도 시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대북 제재.압박 강화 = 대북제재 및 압박 강화를 주장하는 강경파들도 있다.

보니 글레이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내셔널저널 기고를 통해 “미국이 영변을 지금까지 세 번 샀다”면서 “빈껍데기 대화를 위해 나쁜 행동에 보상할 수 없다”고 대북제재 강화를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캐러파노(James Carafano) 선임연구원은 “6자회담에 실패한 뒤에 무엇을 할지 플랜 B 작업에 착수할 시기”라면서 “북한에 대한 좀 더 강한 봉쇄도 해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파들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확대, 중국의 PSI 참여, 대북식량지원 중단 등의 카드도 거론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