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관계자 “中, 北에 불법활동 중단 요구”

▲ 중국 후진타오 국가 주석

중국은 방코 델타 아시아의 대북 돈세탁 방조 등 혐의가 자국 금융산업의 신뢰도를 저하시켜 국제체제 편입에 장애물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해 불법활동을 중단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불법활동을 중단하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밝혔다.

그는 중국이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이러한 입장을 북한에 전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으나, 중국의 대북 불법활동 중단 요구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 “방코 델타 아시아는 모든 (대북) 거래 기록을 미국에 넘겨줬으며, 미국은 이 자료를 중국에도 보여주고 한국에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한성렬 유엔주재 차석 대사가 증거를 제시하면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북한이 방코 델타 아시아와 거래한 기록이 증거인데, 그 기록은 이미 북한이 다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나라”이므로 “증거를 제시하면 관련자를 문책하겠다”는 한 차석 대사의 말은 “믿기 어렵다”고 말하고, 그러나 북한이 방코 델타 아시아 건과 관련, “실제 (문책 등) 행동을 취하면 좋은 출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방코 델타 아시아와 불법거래 관련 책임자의 문책만으로 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의 위폐, 마약 등의 국제 불법거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이들 불법활동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미 정부 관계자의 이러한 말들과 관련, 워싱턴의 한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12일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에 관해선 중국이 북한편을 드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과, 한 차석 대사가 말하는 수준의 조치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불법활동 중단을 요구했다는 말과 관련, “중국이 딱히 ‘불법활동을 중단하라’고 강한 표현을 썼을지는 의문이나, 그런 뜻을 전한 것은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 소식통은 “중국의 국가적 전략 목표를 볼 때 북한 핵문제의 비중은 중국은행의 뉴욕시장 상장 등 중국 금융체제의 세계 금융시장 편입 목표에 비해 작다”며 “마카오에 있는 방코 델타 아시아 사건은 중국 금융기관들의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쳐 이러한 중국의 목표에 불리한 것”이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최근 한 강연에서 방코 델타 아시아에 대한 미 재무부의 제재조치에 관한 질문에 “그 은행이 미 정부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한 차석 대사의 말에 대한 미 정부 관계자의 반응은 “북한이 행동으로 보이면 좋은 것이나 과연 그럴 것이냐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가 베이징(北京)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접촉했을 때 위폐 활동 중단을 입증할 조치로 인쇄시설의 폐쇄와 위폐용 동판의 미국 인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그런 조치를 예시했을 수는 있으나, 해결 로드맵을 북한에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북한이 알고 있으므로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뜻”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미 행정부가 ‘해결’의 기준을 북한에 제시할 경우 그 기준을 놓고 다시 북한과 줄다리기를 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고, ‘손을 씻은’ 것의 입증 책임을 전적으로 북한에 넘김으로써 자신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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