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發 보고서, 어떤 내용 담고 있나?

26일 동아일보에 보도된 ‘북한 김정일 후계 체제의 특성과 대미정책 조정 전망’ 보고서는 김정일 이후 후계구도에서 5년 이내 승계가 가능할 땐 장성택(김정일의 매제)과 김정남이 유리하고, 5년 이후에는 김정철(김정일의 차남)과 김정운(3남)이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또한, 보고서는 김정일이 김일성에게서 권력을 물려받은 과정에 비춰 그의 후계문제를 전망하는 방식의 연구방법론을 선택해 “한국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선 김정철의 승계 가능성이 높게 나왔지만 김정철이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것과 같은 1인 지도체제를 수립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사회주의 권력자들의 승계 과정을 분석한 홈스 박사의 3P를 겸비한 후보자들이 전임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특별한 상황에 유리하다는 ‘3Ps+X’ 이론방식에 따라 분석한 결과 장성택과 김정남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3P는 권력 기반(power base), 개인적 자격(personal qualification), 정책 입안 능력(policy making ability)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장성택에 대해 “김일성이 사망한 뒤 1995년부터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일했다”며 “이 자리는 당, 내각, 군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자리로 그가 2004년 이후 잠시 실권해 김정일의 검증을 받았던 것도 역설적으로 그가 당-정-군 엘리트들과 강력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김정남에 대해서는 “다른 형제들보다 권력 기반에서 승계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는 10대 중반에 북한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공직생활을 시작해 1980년대 후반 국가안전보위부와 당 선전선동부에서도 일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김정남은 1996년 그의 이모인 성혜랑의 변절로 김정일의 신뢰를 잃었지만, 장성택의 정치적 후견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이 사실일 경우 장성택의 권력 기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김정철의 권력 기반은 아버지 김정일의 신뢰에 있다며 “1996년 이후 김정철의 어머니 고영희를 따라 당-정-군의 권력 조직에 진입한 세력들은 김정철을 후원할 가능성이 크며 이 세력들은 2000년대 초반 김정철의 배지를 만드는 등 우상화에 나섰다는 신호들이 있다”며 “2005년에 만들어진 학습 문건들도 이런 운동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막내 김정운은 아직 자신의 권력 기반을 확보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서술했다.

보고서는 “장성택과 김정남은 개인적 자질과 정책 입안 능력에서도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장성택은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할 정도로 당 이외의 다양한 활동에서 자신의 자질을 검증받았으며 경제 개혁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비해 김정철의 개인적 자질과 정책 입안 능력에 대해서는 입수 가능한 자료가 없지만, 김정일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으며 선진 유럽 사회를 상당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성택과 김정남은 권력 기반의 측면에서 승계 준비에 가장 유리해 북한 권력 내부에 지금 당장 또는 향후 5년 동안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면 장성택과 김정남이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권력 구조는 군과 개혁세력을 포함한 집단지도 체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김정일 지배가 길어지면 김정철을 지지하는 세력이 권력 기반을 강화할 것이다”며 “김정일이 5년 내에 죽지 않거나 권력을 잃지 않고 지배한다면 김정철-정운 형제가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 혈족 내의 불화가 강화된다면 현존하는 부자승계의 전통이 단절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김정일의 여인 : 김경희는 김정남, 김옥은 김정철 후원 가능성 커

보고서는 김정일의 여자들이 권력승계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분석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동생 김경희와 비서인 김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김정일의 여자로 꼽았다.

우선 김경희에 대해 “김정남을 후원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는 김정남에게 오랜 조언자였고 남편 장성택이 김정남과 유지하고 있는 우호관계도 고려할 것으로 승계 과정에서 원로 정치인들의 후원을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옥에 대해서는 “김정일의 둘째아들 김정철과 이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김옥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시기는 김정철 및 이제강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간과 일치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당장 김정일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 “김옥은 초기 상황을 통제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며 “일부에서는 김옥의 승계 가능성을 말하지만 이는 유교적 전통과 권력 관계상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 김정일 자연사하고 김정철 구도의 개혁세력 등장하면 미국과의 관계 향상

보고서는 북한의 후계구도에 따라 누구 집권하든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전임자 김정일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것의 연장선에 있지만 승계의 유형에 따라서 우선순위에서는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먼저 김정남이 권력을 승계할 경우 “그는 중국에 상대적으로 큰 중요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1996년부터 도피생활 기간에 중국에 은신한 경험이 있고 장성택 같은 원로 정치인들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는 체제 유지를 위해 중국과의 전통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철에 대해선 “개혁을 공고화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철은 스위스에서 공부했고 서방에 대한 깊은 문화적 이해를 가졌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개혁 과정에서 미국을 포함해 서방세계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중국 개혁의 주도자인 덩샤오핑이 프랑스에서 공부한 경험의 영향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성택에게 핵심적인 권력이 주어질 경우에는 “그는 한국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한국을 통한 대미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경우에는 “핵, 탈북자,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군축 등 국제사회와의 마찰을 초래한 이슈에 대해서 유연한 방침을 채택할 것이다”며 “대미관계가 악화된다면 이슈들에 대해 경직된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과의 관계 향상이 되는 경우를 김정일이 자연사해 김정철 지도 체제가 들어서고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개혁세력들이 체제 운영에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경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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