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해 북핵 6자회담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과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냉각기’가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북한의 유엔결의에 대한 강력한 반발은 6자회담보다 미국과의 직접적인 양자대화를 더 밀어붙이기 위한 전략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아울러 제기됐다.
클린턴 및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4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면서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F통신이 전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6자회담 거부 발표에 대해 “이것은 6자회담의 끝이 아니다”며 “하지만 그들은 더 많은 문제에서 차이를 드러낼 것이며 (6자회담 재개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되거나 1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또 북한은 그들이 원한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양자회담을 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6자회담 거부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문제는 너무 빨리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언제 반응을 보이느냐는 것이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양자회담을 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 “북한을 어떻게든 회담으로 복귀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데니 로이 미국 하와이대학 동서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안보리 성명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대응은 합의도출에 어려움을 드러낸 6자회담 대신 미국과 직접적인 양자대화를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한 결정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로이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강력한 반발은 유엔의 조치가 매우 절제된데다 미국과 일본의 국내 여론을 무마할 필요에 의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적절하고 부작용마저 우려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북한의 이번 발표는 매우 불행한 일이며 실제로 추진된다면 북한을 더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위협을 재고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비어 회장은 북한에 대해 대화의 창은 열어 두되 북한이 핵연료 재처리와 추가 핵실험 등 위협을 그대로 실행에 옮길 경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공조를 통해 현실에 맞는 적절한 대응조치를 반드시 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대사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검증된 전략을 따르고 있다면서 북한의 김정일 체제가 제거되기 전에는 진정한 해답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턴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6자회담에 생명력을 불어 넣으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미 행정부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계속 노력을 경주해 나갈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6자회담은 처음부터 쓸데없는 짓이었고 지금도 효과가 없으며 앞으로도 무익하다”라면서 북한의 핵을 회담을 통해 없앨 수 없다는 게 자신의 오랜 견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볼턴 전 대사는 “김정일과 그의 정권이 없어지기 전에 어떤 진정한 해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