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원자바오, 北에 ‘채찍’ 내밀 것”

오는 4일 방북하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강경한 압박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고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연구소인 케이토 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국방외교정책 담당 부소장은 30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에서 열린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관한 보고회에서 원 총리가 이번 방북에서 “‘당근’과 ‘채찍’ 중 ‘채찍’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펜터 부소장은 “지금까지 중국은 북한에 일정한 지원을 하고 설득하는 태도를 취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방북에서는 미북 양자회담이나 6자회담에 대해 북한에 훨씬 더 진지하게 협조를 요청할 것이며,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북한의 태도에 대한 중국 지도층의 인내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원자바오 총리가 북한에 (6자회담 복귀 등 북핵 협상 재개에) 대해 직접적인 요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와 관련 “올해 들어 장거리 미사일 실험, 2차 핵실험, 우라늄 농축 시험 성공 주장 등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란 견해에 대한 비관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는 중국에서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북핵 저지를 위한 제재국면에서 대북식량, 에너지 지원 등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중국의 동참없이는 대북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은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대북제재 동참은 주저하고 있지만 그 이유에는 오랜 동맹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대의명분 뿐 아니라 북한체제가 흔들릴 경우 자국 이해가 침해될 수 있다는 실리적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더그 밴도우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에 대해 “원 총리의 방북 자체만 봐도 중국 지도부가 초조해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중국이 자국의 영향력을 과소평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식량과 에너지 지원과 관련 북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