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북한이 제출한 核문건 위조 가능성”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13일(현지시각) 북한이 미국 측에 넘겨준 북핵 관련 자료가 ‘완전하다’고 평가한 가운데, 이 자료가 별도의 ‘위조 문건’(falsified documents)일 수 있다는 미 전문가들의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ISS)의 핵과학자이자 과거 이라크 핵사찰단 일원으로 참여했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날 RFA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건네준 핵문건의 진실성을 가려야 한다”며 “이걸 위해선 핵 문건 원본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0년대초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에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런 원본이었고, 북한이 이를 거부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특히 핵문건의 진실성과 관련해 북한이 제출한 운영일지의 잉크를 감식하면 위조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원본에 대한 접근만 가능하다면 북한에 제출한 핵문건의 진위여부를 감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고농축우라늄 활동과 관련한 위조 문건을 IAEA에 제출했다가 나중에 문건에 적힌 잉크에 대한 정밀 감식을 통해 허위를 입증해낸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정부도 문건 위조에 따르는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핵 문건을 넘겨받기 전 북한측과 원본 접근문제에 관해 어떤 식으로든 의견교환 내지는 공감을 이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의회조사국(CRS) 래리 닉시 박사도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을 운영해오면서 비록 가능성은 적지만, 이중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즉 하나는 실제 운행에 근거한 정확한 문건이고, 다른 하나는 실상을 오도하기 위한 문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20여년 간 핵 활동을 해오면서 미국 정보당국이 추정하는 것처럼 50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음을 보여주는 ‘진본 문건’과 북한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30kg정도의 플루토늄 추출량만을 보여주는 별도의 ‘위조 문건’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자국의 핵 활동 실상에 관해 오랫동안 IAEA를 비롯 국제사회에 거짓말을 해온 전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문건을 제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은 13일 자신의 평양방북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북한이 제출한 핵문건이 위조됐을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전문가들이 문건에 대한 완전한 검토를 하게 되면 그에 대한 대답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