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오해 심각”

미국인들은 직접 북한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데다가 ‘북한을 보는 창’인 언론마저 정부 정보에 의존하고, 미국 중심 시각에서 접근을 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많은 오해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과 한국 관계의 미래-힘의 불균형’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존 페퍼는 23일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 홍보원에서 ‘미국내 한반도에 대한 오해’라는 제목의 특강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페퍼는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미국인이 북한을 직접 접할 기회가 적은 사실을지적한 뒤 여기에다가 미국 언론산업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각 언론사의 한국 주재 특파원들이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며 정보부족이 오해의 주범임을 주장했다.

또 미 언론들이 북한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위기’에 치우쳐 바라보고 있어 올바른 대한반도 이해를 저해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문제, 남한의 평택 미군기지이전 반대 시위 등이 대설특필되는 것을 예로 거론했다.

뿐만아니라 미 언론들이 한반도에 대한 정보를 지나치게 정부에 의존하고 있고 그나마 미국 중심에서 모든 것을 판단.평가하고 있다고 페퍼는 주장했다. 이 같은 보도 때문에 미 언론들이 가끔 정보의 고의적인 유출(leak)이나 여론 떠보기에 이용당하기도 한다는 것.

이어 그는 최근 논문을 인용, 미 언론의 대북보도 문제점을 거듭 일갈했다.

페퍼는 지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북한 김정일에 대한 보도 성향을 분석한 한 논문을 인용, 보도내용의 49%가 부정적이었고, 47%는 중립적이었으며 긍정적 내용은 단 3%에 불과했다며 특히 2000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뒤 미 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고 언론논조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논문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2년 이전엔 미국 언론에서 북한의 ‘불법행위’나 범죄연계활동에 대한 보도가 거의 없었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후 이에 대한 보도가 많아졌고, 북핵문제에 대한 보도도 2001년에 비해 2002년에 4배로 늘었다며 언론의 대북보도 성향이 정부의 입장 변화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

더 나아가 페퍼는 북한에 대한 미국 사회에서 대표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례로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라는 생각 ▲북한은 전체주의 국가라는 인식 ▲김정일은 비이성적이라는 평가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려고 한다는 설 등을 지적했다.

페퍼는 공동생산.공동분배체제의 붕괴로 북한은 경제적인 면에서 엄밀한 의미의 공산주의체제도 아니고 각 단위별 자급자족을 강조하는 주체사상으로 인해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상실해 전체주의국가로 보기 어려운 많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김정일의 비이성적인 면이나 북한 군대의 호전성을 강조하는 것도 냉전적 사고의 잔재라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