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비핵화 보다 시간벌기 나서”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는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포함, 적대시 정책을 해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2·13 합의의 다음 단계 진전을 위해서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제관계센터(IRC)의 존 페퍼(John Feffer) 국제 담당 국장은 “미국의 대북 정책은 지난 60년 간 지속돼 온 것”이라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 이전에, 이러한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있으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6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 맨스필드재단(Mansfield Foundation)의 고든 플레이크(Gordon Flake) 소장도 “미국의 기본원칙은 핵을 보유한 북한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지금 관계를 정상화하면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해 북핵 폐기 전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 하다고 내다봤다.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영변 핵 시설 폐쇄는 전략적으로 별 의미가 없고, 불능화도 이런 별 의미없는 조치를 영구화 하는 것 밖에 안된다”며 “진정한 협상 대상은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와 핵 물질이며, 이를 완전히 포기해야만 적대시 정책도 해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2·13 합의 이행과정에서 새로운 요구조건을 제시하는 것과 관련, 6자회담 진전을 이루려는 진정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플레이크 소장은 “2·13 합의에 따라 북한은 핵 시설 폐쇄의 대가로 중유 5만t, 불능화의 대가로 95만t을 받게 돼있다”며 “하지만 북한이 금융제재 해제와 경수로 제공, 적대시 정책과 같은 요구를 계속 내놓는 것을 보면 문제해결 보다는 시간 벌기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플레이크 소장은 “영변 핵 시설 폐쇄라는 매우 작은 조치를 이행하는 데도 6개월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 상황에서, 연내 불능화는 이미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말한 ‘연내 불능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페퍼 국장은 “북한은 비핵화와 경제지원, 정상화 등 여러 문제를 연계해서 단계적인 진전을 원하지만, 미국은 비핵화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공개할 핵 목록의 정의 등 매우 어려운 협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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