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더디지만 분명한 변화”

“북한은 더디긴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 최근 북한의 핵신고 지연을 둘러싼 강경론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6자회담 10.3합의에 따라 작년 말까지 핵 신고 및 불능화를 끝내야 했지만 신고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와 시리아 핵확산 의혹 등으로, 불능화는 기술적 문제로 각각 이행시한을 넘긴 상태.

그러나 올브라이트 소장은 24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최근 북한의 더딘 행보에는 사실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의 경우, 북한 측의 연료봉 인출작업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지만 북한 역시 “중유 지원이 더디다”고 맞받아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또 북한이 미국측과의 핵신고 협의에서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약 50㎏보다 훨씬 적은 30㎏ 가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계산상의 차이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게 올브라이트 소장의 설명이다.

즉 북한이 밝힌 30kg은 재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해 보관하고 있는 양을 얘기하는 것으로 영변원자로의 폐연료봉에서 아직 추출해내지 않은 물량은 제외한 것일 수 있으며, 핵실험 때 5㎏가량의 플루토늄을 이미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북한이 농축우라늄프로그램 문제와 관련, `없는 것을 어떻게 있다고 하느냐’는 태도를 고수하는 등 미국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북한은 10.3 합의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UEP에 대해 과장했던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시리아에 플루토늄을 이전했다는 언론보도에 관해서도 “현재로서는 이와 관련된 명확한 증거는 없으며, 양국 모두 그러한 거래가 전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같은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부정적 소견을 피력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마지막으로 북한이 미국 측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최근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의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미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10.3 합의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힘들게 마련한 협상 모멘텀이 외부의 `소음’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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