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핵 완전포기 가능성에 회의적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5차 북핵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북한의 핵폐기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첫 문서가 채택됐지만 미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욕심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13일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북한이 체제 유지나 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 자신들이 주도하는 통일 같은 기존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북한이 만들었을지 모르는 다른 핵무기나 보유 핵물질의 폐기 문제가 다음번 회담으로 넘어갔고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미국의 의심을 풀 방안이 이번 회담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의 지적 또한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이런 견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 협상 경험이 있는 개리 세이모어 미외교협회(CFR) 부회장은 이번 협상이 “다음번의 무장해제 논의 약속과 함께 이뤄진 동결”이라며 “단순히 다음에 협상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은 그다지 가치가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과의 협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대해 부시 행정부를 칭찬하고 “늦게라도 되는 것이 전혀 안되는 것보다 낫다”면서도 “불행하게도 3년의 세월과 8개의 폭탄과 한번의 핵실험 실시 이후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 외교위원회 수석보좌관은 “향후 2년간 그들(북한)은 에너지를 포함한 원조와 제재 해제, 부시 대통령으로부터의 약간의 존경 표현을 원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핵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기 위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누지 수석보좌관은 “그들이 말하는 장기적 전략으로서의 통일을 포기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이번 경우에는 ‘장기적’이라는 말이 ‘절대 안한다’쪽에 가까워 보인다”며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아마도 그들은 다음번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종결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리비아의 경우와 달리 북한 핵무기의 폐기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보였다.

심지어 대표적인 신보수주의자 중 한 명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의가 “매우 나쁜 협상으로 대통령의 기본 정책과 모순된다”며 부시 대통령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협상 타결이 “이라크전이 진행중이고 정부가 강력하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을 때 매우 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협상 결과를 폄하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점점 커지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영향력 상쇄를 목적으로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계속 미국과의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북한과 오래 교역관계를 맺어 온 런던 소재 투자자문사 고려 아시아의 콜린 매커스킬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에 억눌리게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주된 관심은 사담 후세인같은 종말을 맞지 않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협상을 담당했던 북한전문가인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북한의 목적이 크게 세가지로 구성돼 있다며 “첫째는 미국과의 평화적 공존과 남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하고 있는 것 같은 균형적인 외교, 통상, 안보관계 수립이고, 둘째는 미군의 한반도 철수 단계로 쓰기 위한 정전 협정의 평화 협정 대체이며, 셋째는 미국의 철수 후 한국을 통일 문제에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승주 전 주미대사는 블룸버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자신을 보호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는 중국에 대한 균형추로 미국을 이용하고 싶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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