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진단..”北핵신고 극적효과 노려”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27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 폭파 현장상황을 CNN방송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중계하도록 허용한 것을 두고 북한과 미국 모두 비핵화 노력의 진전을 보여 주려는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생색내기용 미디어용 이벤트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또 북한이 전날 핵신고서의 제출이나 이날 냉각탑 폭파가 북핵 6자 회담에서 약속한 철저하고 완전한 핵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특히 냉각탑 폭파는 북한 핵신고의 극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C.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냉각탑 폭파는 “뭔가 중요한 인상을 심어주길 원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영변을 포기하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선임연구원은 냉각탑 폭파는 일종의 쇼라면서 “3단계인 핵폐기에 주는 의미는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과 핵무기를 포기할 지는 두고 봐야 되며 “북한의 진의는 앞으로 협상 과정을 통해서만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미 국무부 과장은 “한국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의회 설득 노력을 한결 쉽게 만들어 의회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수용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로브 전 과장은 그러나 “냉각탑 폭파는 무엇보다 미국의 관리들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쇼”라고 말했다.

스트로브 전 과장은 북한이 진정으로 핵프로그램 포기할 의사는 있는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북한 외부에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며 다만 “우리는 6자 회담과 북미 양자대화를 지속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포기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이해 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냉각탑 파괴는 무엇보다 북한이 핵무기프로그램을 파괴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미디어 이벤트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서 “(냉각탑 폭파라는) 극적 행사는 북한의 핵신고 자료의 부족함을 덮어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냉각탑 폭파와 핵신고서 제출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훌륭한 진전을 보여준 것이지만 이런 조치들이 북한이 완전한 신고제출을 다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고 또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 제공 거부는 앞으로 더 어려운 이행의무를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킬지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신고서가 모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비밀리에 추진해온 우라늄과 관련된 핵무기 프로그램과 핵확산 활동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징후들을 보면 부시 행정부는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는 못 가고 불능화로 일컬어지는 기껏해야 6자회담의 2단계 조치들을 끝내는 수준에 머물고 말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핵신고서 제출과 냉각탑 폭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할지 여부는 여전히 중대한 의문들로 남아 있다고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말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6자회담의 합의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려면 북한이 또 다른 국제 비핵화합의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확보해야 하고 무엇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의 군축협약에 준하는 검증기준들을 대북 핵사찰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관련 프로그램과 핵확산활동에 대해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자료를 제공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수준에서 무마하기로 한 과거 행적들로 볼 때 철저한 검증활동에 대해 미국이 의지를 갖고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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