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대북 직접대화 촉구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23일 당면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대북 특사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994년 1차 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일성 북한 주석간의 담판 내용을 책으로 펴낸 ‘위기의 순간(A Moment of Crisis)’의 저자 매리언 크리크모어 에모리대 교수는 이날 우드로 윌슨센터 강연에서 카터 전대통령의 방북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며 과거의 경험을 살려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희망했다.

크리크모어 교수는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대화를 피하는 건 옳지 못하며 당면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6자회담 뿐 아니라 북한과의 양자회담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같은 인물이 훌륭한 대북 특사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크리크모어 교수는 1994년 6월 카터 전대통령과 함께 방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과의 회담에 배석했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돈 오버도퍼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현재 상황이 1994년보다도 평화에서 훨씬 멀어진 것으로 평가하고, 당면 위기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직접 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등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그가 매우 융통성있는 태도를 취했다고 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문제를 풀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유일한 정책결정자와의 대화를 꺼리는 건 어리석고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