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北권력승계 움직임 주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격 중국 방문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 한반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과 이에 따른 외교.안보환경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이들 전문가는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북한의 후계구도를 굳히기 위해 이뤄진 외교적 `이벤트’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으며,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날 개연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3개월만에 이뤄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맞다면, 이는 아마도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함의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덴마크 연구원은 “3개월 전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 `불편함’을 드러내며 장성택(국방위 부위원장)을 선호하는 입장을 보였다”며 “김 위원장이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수 주일 앞두고 재차 중국 방문에 나선 것은 김정은을 후계로 지명하려는 계획에 대해 중국의 `승인’을 받기 위한 또 한차례의 시도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김 위원장의 방중은 김정은을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권력승계 준비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며 “만일 그런 시나리오대로라면 북한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기에 앞서 중국 지도부에 김정은을 소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카터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면담 가능성과 관련, “만일 중국의 고위관리가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중국 동쪽으로 온다면 김 위원장이 베이징까지 장기 열차여행을 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게 되고, 그러면 카터가 체류일정을 연장했기 때문에 면담 성사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은 오래전부터 `손님’을 기다리게 해놓는 경우가 많았다”며 카터 전 대통령의 평양체류 기간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소장은 “카터 전 대통령이 왜 평양체류 일정을 연장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질로 잡혀 있는 곰즈 씨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비관적인’ 관측을 내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전담 연구프로그램 책임자(코리아 체어)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전직 대통령이었던 카터의 지위와 방북 경험을 감안할 때 카터가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만남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만일 카터가 김 위원장을 만난다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카터가 김정일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정은과 만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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