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이 보는 北 군사회담 제의

북한이 지난 13일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미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데 대해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속셈’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미 연구기관인 아틀랜틱 카운슬의 한반도 평화체제관련 연구사업 책임자인 도널드 그로스 선임연구원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북한의 제의가 ‘긍정적 신호’이고 “6자회담 협상과정에서 시간을 끌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북한이 이런 제안을 함으로써 핵관련 협상을 통해 재래식 군사위협 문제까지 해결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 아시아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군사대화를 제안한 것은 북미 군사회담을 북미관계 개선의 한 신호로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며,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돈 오버도퍼 교수는 “어떻든지 북한 군부가 외부와 접촉을 늘리는 일은 환영할 만 하다”고 평했다고 RFA가 전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미국과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려고 이번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이라며 “전략적 관계는 군부의 개입 없이는 성립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제안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핵 상황이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미.북 군사회담을 열지 않을 이유도 없다”며 “미국이 북한과의 광범위한 전략적 관계를 향해 빨리 나갈 수록 미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이 깔고 있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도 나왔다.

미국진보센터의 조셉 시린시오니 수석 부소장은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영변 핵원자로의 폐쇄와 관련해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라며 “북한은 미국이 핵원자로를 확실히 폐쇄하기 위해서라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요구를 6자회담에서 내놓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민간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SSRC)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레온 시갈 박사도 이날 RFA를 통해 “미국이 북한과 양자 군사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며 성사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남한을 제외한 군사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한반도의 모든 군사문제 관련 논의는 남한을 포함시켜야만 가능하다”며 “남북한은 이미 군사 핫라인, 즉 비상연락체계 등을 가지고 있고 군사회담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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