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가 본 부시의 김정일觀과 대북정책

지난 5년간 미 행정부를 괴롭혀온 `북한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북한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무능력이었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제 해답을 찾았으며 그는 북한과 `합의’를 원한다는 주장이 28일 제기됐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 외교문제 담당기자로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관한 저서 `측근’을 쓴 글렌 케슬러 기자는 이날 주미한국대사관 주최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케슬러는 지난 2002년 1월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불렀던 부시 대통령이 최근엔 `미스터 김’이라고 부르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원인을 감정과 이성면에서 상충하는 부시 대통령의 두 개의 북한관(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가슴으로는 북한체제를 `위대한 지도자 동지’는 프랑스산 포도주를 만끽하면서 수백만명의 주민들은 굶주리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끔찍한 독재자가 통치하는 `악’이라고 여겨왔지만 머릿속으로는 미국이 이라크 문제에 매여있는 한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외교적 해법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해왔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그의 본능에 호소하는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지만 작년 초에 북한의 우라늄농축 핵프로그램에 대한 지난 2002년의 보고가 과장됐다는 뉴스를 듣고 그동안의 대북강경정책에서 탈피,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게 됐다고 케슬러 기자는 주장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바꾼 근거로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과 지난 200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뒤 대북강경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물러나게 돼 부시 대통령의 측근인 라이스 국무장관이 새로운 구상을 시험해 볼 수 있게 된 점을 꼽았다.

라이스 장관은 2006년 11월 부시 대통령이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물적 지원을 하는 대신 영변핵원자로를 동결시키는 `조기 수확’ 구상을 발전시켰으며 이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베를린 회동, 방코델타아시아의 북한 자금 동결문제 해결, 6자회담 2.13 합의 등으로 이어졌다고 케슬러 기자는 밝혔다.

또 그 결과 북한은 중유를 제공받는 대가로 영변 핵시설을 동결시켰으며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문제가 시한(작년 12월31일)을 넘기며 문제에 봉착해 있긴 하지만 북한이 플루토늄 30kg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을 규명하는 알루미늄 튜브를 미국에 건네는 등 진전을 보고 있다는 것.

특히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신고문제와 관련, 케슬러 기자는 한가지 확실한 해법은 논란이 되고 있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과 북한의 대(對)시리아 핵기술 이전 의혹을 분리시키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중국의 제안이지만 미국으로선 `완전하고 전면적인’ 핵신고 원칙에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현재로선 북핵 문제의 이 같은 교착상태를 빠져나올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한국정부의 정책은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며 북한에 양보, 미국 관리들을 당황스럽게 했지만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과거보다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며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의 한 요인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마음속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면서 “그는 북한과 합의를 원하고, 라이스 장관은 외교적 업적을 갈망하고 있다”고 주장, 공이 북한측에 넘어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정일은 여전히 독재자일 지 모르지만 지금 그는 (부시 행정부에게는) 분명히 `미스터 김'”이라면서 이스라엘이 폭격한, 북한의 핵기술 이전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시리아 시설을 문제삼지 않는 태도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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