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단, 한국단체 전단지원 요청 거부”

전 세계 민주화운동 단체를 지원하는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한국 단체들로부터 북한에 대한 전단 살포를 위한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1일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NED 관계자는 “실제 삐라를 읽거나 보유한 북한 주민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NED는 지난해 대북 라디오방송을 포함한 국내 대북 인권단체들에 120만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부 국내 대북 인권단체가 지난달 중순 미 국무부와 NED 등에 단체활동을 위한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나 “삐라 문제로는 지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한 대북 인권단체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현재 가장 활발하게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2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NED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VOA는 한편 해외 민간단체들은 대부분 한국 정부의 전단 살포 규제에 반대하고 있으나 일부 단체 관계자들은 대북 전단의 실효성과 전단살포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국경없는인권’의 윌리 포터 대표는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활동가들이 북한 주민에게 외부 세계 정보를 주는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도 “대북 삐라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사정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한국 정부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삐라 살포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는 “대북 지원단체들의 삐라 살포가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살펴봐야 한다”며 “10여년 전처럼 북한 주민들이 외부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북한은 안 좋은 사회이고, 한국은 좋은 사회라는 식의 선전물은 잘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삐라 규제 역시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인권 문제 등 남북관계의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옳고 그름을 양분할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