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관계, ‘악의 축’이 동반자로?

오랜 반목을 거듭해온 미국과 이란이 손잡을 수 있을까?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미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 이익대표부(interest section)를 개설하는 방안을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16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외교 공관을 개설하는 것은 30년 만이다. 미국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와중에 촉발된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 사건 이후 이란에 공관을 두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란 이익대표부 설치 계획은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군 훈련에 이은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이익대표부 설치 계획은 임기 내내 이란에 강경하게 대응해온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에서 ‘획기적인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부시 행정부 내에 이란 핵시설 공격을 주장하는 딕 체니 부통령 등 강경파와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국무부간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면서 국무부가 지난 2년간 이란과의 외교관계 재개 필요성을 설득해 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고위 관리가 이란 핵협상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백악관은 윌리엄 번스 국무부 차관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란과 유럽연합(EU) 간 핵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백악관은 번스 차관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이 제시한 제안들에 대한 이란 측의 답변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이란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할 때까지는 직접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비확산 전문가인 조지프 시린시온 ‘플라우셰어스 펀드’ 소장은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로선 획기적인 전환”이라면서 부시 행정부가 지난 2006년 북한과 대화에 나섰던 것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시린시온 소장은 “부시 행정부 출범부터 북한 및 이란 문제를 놓고 부시 행정부내에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이 있었지만 최근 몇년간 온건파가 북한 문제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이란 문제에 있어서도 온건파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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