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대북 제재행보에 中 제동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후 일로 제재로 향하던 미국의 행보에 중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5일 로이터 통신 등과 회견에서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에 신중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고,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더욱 명시적으로 말했다.

공교롭게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일본에서 안보리 대북 결의의 “전면적인 이행”과 이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에 도착한 날이다.

안보리 결의 이후 중국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대북 제재 추진 움직임에 반대론을 공개 표명한 일이 없었다.

중국은 북한 뿐 아니라 이란 핵문제도 함께 거론했지만,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이러한 중국의 입장 표명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정황과 관련, 여러 측면에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우선 무엇보다, 안보리 결의에 따른 미국의 대북 제재 발표가 언제든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중설과 방중 초청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제재 일변도 행보에 대한 제동, 북한 달래기,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분위기 조성 등 여러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정황들이다.

안보리 결의에 중국이 참여한 이후, 중국과 북한 관계의 이상론에서부터 심지어 파탄론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미국의 전문가 일각에선 중국이 대북 결의에 찬성한 대가로 미국측에도 북한에 일정한 양보를 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이 점에선, 중국의 이날 입장 표명이 미국에 외교적 노력을 더할 것을 강력 촉구하는 것이거나 미국의 외교노력 미흡에 대한 불만 표시일 수도 있다.

미국은 특히 안보리 결의에 중국이 참여한 것을 계기로 힐 차관보의 의회 청문회 증언 등을 통해 중국과 북한간 관계에 이상이 있으며, 중국의 대북 정책이 이미 변했거나 변할 가능성을 부각시킴으로써 북.중간 틈새 벌리기에 힘써왔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미국의 제재검토 발표 이후 중국 금융체제의 국제금융체제 편입에 장애가 될 것을 우려, 자국 은행들에 대해 북한의 불법자금을 다루지 말도록 조치를 취해왔고, 북한의 미사일 수출 항공기의 영공 통과도 안보리 결의 이전부터 불허하는 등 미국의 확산방지구상(PSI)에 비공개적으로 협력해왔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 후 중국이 북한을 새로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들 조치를 새로 취한 것처럼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보도가 잇따르며 중국과 북한관계의 이상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맥락에선 중국의 제재반대 표명은 북중관계 이상론이 더 이상 확산.정착되는 것을 막는 조치로도 보인다.

한국의 천영우(千英宇) 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엔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그러나 제재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제재에 상응하는 외교적 노력도 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었다.

이에 비해 중국의 이날 입장은 제재에 반대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자신들이 참여한 안보리 결의에 따른 조치에 반대한다고 하면 자가당착일 것”이라며 중국이 반대한다는 ‘제재’의 의미 파악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만 그 조치의 강도와 폭에 따라 중국 입장에서 제재로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