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북핵청문회 ‘회의론’ 팽배

’6자회담과 북핵문제’를 주제로 6일(현지시간) 미 의사당 부속건물에서 열린 북핵 청문회는 한마디로 분위기가 어두웠다.

북미를 포함, 2단계 4차 6자회담 당사국들이 진통끝에 지난 9월 합의한 공동성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주조를 이뤘고, 심지어 한미관계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미국내 강경 인물로 분류되는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개막사를 통해 분위기를 잡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미사일 개발, 고농축 우라늄(HEU) 보유 확인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HEU 문제가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은 반면, 그간의 대북 협상 기조였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북핵을 폐기해야 한다) 원칙이 슬그머니 종적을 감춘 점을 들추어냈다.

그러면서 최근 잇단 허리케인으로 미국이 대재앙을 입은 사실을 부각시키며 대북 중유 지원의 부당성을 강도높게 지적했다.

카트리나와 리타가 강타하면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 단전의 불편은 물론이고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에 추가로 중유를 제공하겠다는 발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이드는 “북한에 중유를 추가로 제공할 경우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의회내 비판적 기류를 전했다.

민주당 톰 랜토스 의원도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안겨다 준 허리케인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당분간 국내문제에 집중시키도록 만들 것”이라며 대북 중유 지원 문제는 미국의 관심사가 될 수 없음을 명백히했다.

이어 하이드는 베이징 공동성명에 대한 불만을 서슴없이 토로했다.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겠으며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보장했지만 북한은 한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북한이 실제로는 비무장지대(DMZ)에 재래식 전력과 포를 전진배치, 한국을 ’불바다’로 만들 태세를 갖추고 있는데도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이런 적대적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음으로써 교묘한 대남 선전 술책을 쓰고 있다”는 논지였다.

금년들어 북한을 두번 방문했던 랜토스 의원도 “북한이 11월 5차 6자회담에 복귀해 또다시 지연전술을 쓸 경우 미 의회는 더이상 인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들었다.

제임스 리치 의원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계속 재처리하고 새 원자로를 신축하려 할 경우 미 의회로서는 공동성명에 결코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즈핸 의원 등 나머지 의원들도 북한이 5차회담을 앞두고 계속 ’선(先) 경수로 지원, 후(後) 핵프로그램 해체’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대북 지원이나 낙관적 전망은 금물이라는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미정가 소식통들은 의회측의 이런 비판 기류에 대해 “오늘 청문회는 북핵문제에 대한 의회내 강경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행정부로서도 다음 협상때 협상의 여지가 좁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전망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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