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북-미 싱가포르 합의 ‘정밀검증’ 별러

북한이 플루토늄 관련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신고 의무를 규정한 북-미 싱가포르 잠정합의에 대해 미 의회가 ‘정밀 검증’을 벼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전했다.

지난 8일 북-미 잠정합의 후 1주일 만인 15일 부시 행정부가 이 합의를 승인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당초 미국 정부가 북한에 요구했던 내용들이 대부분 빠진 상태로 핵 신고가 이뤄진다는데 대해 적잖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국은 플루토늄 외에도 농축우라늄에 의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및 시리아 핵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지원 등 각종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이들 모두에 대해 북한의 명백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싱가포르 합의로 북한은 플루토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해명 의무에서 벗어나면서 미국은 ‘비밀 부속합의’를 통해 이들 문제와 관련한 자국의 주장을 북한이 ‘인식하는'(acknowledge)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미 하원 외교관계위원회 하워드 버먼(민주) 위원장의 대변인 린 웨일은 “부시 행정부가 이제 올바른 길로 되돌아갔다고 버먼 위원장은 믿고 있다”며 “그는 북한과 대화를 계속할 전기가 마련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원 외교위 테러리즘ㆍ비확산ㆍ무역 소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에드 로이스 의원은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요구사항을 계속 낮추려는 일관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 회담과 관련,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설명 들은 바를 자세히 밝히려 하지 않으면서도 부시 행정부가 모든 문제를 의회에 상세히 공지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린 듯 하다고 지적하며 투명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이면서 대북 강경론자인 일레나 로스-레티넨 의원도 “북-시리아 핵 협력이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위폐 및 인권 문제 등에 대한 해명도 없이 서둘러 북한과 외교적으로 타협하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하원의원 보좌관은 의원들이 힐 차관보의 브리핑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의회가 앞으로는 관망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북한 핵 문제에 더 깊이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 합의 이후 기대되는 6자회담 이행과 관련, 2006년 북한의 핵 실험 직후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금지한 ‘글렌 수정안’ 유보 조치 등 의회가 앞으로 관여할 부분이 많다면서 “정부가 우리를 필요로 할 때가 왔고 우리는 침묵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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