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단 금강산 방문 ‘시각변화’ 여부 주목

미 의회에서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에드 로이스(공화) 의원이 포함된 미 하원 의원단이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반응과 미 의원단의 금강산 방문 배경이 주목된다.

미 정부와 의회는 한국의 대북 경협을 상징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가운데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선 북한에 대한 자본주의 교육과 시장경제로 유도라는 측면에서 타당성을 인정하지만,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선 매우 비판.회의적인 입장을 가져왔다.

미국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북한에 현금이 흘러들어가는 통로로 봐 왔고, 특히 금강산광광에 대해선 개성공단보다도 더 큰 규모의 현금이 전해지는 사업으로 탐탁하지 않게 여겨 북한의 지난해 7월 미사일 시험발사와 10월 핵실험 뒤에는 공개적인 비판을 삼가지 않았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개혁 측면에서 이해하지만 다른 사업(금강산 관광)은 그 만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개성공단 사업)는 인적자본을 대상으로 한 장기투자를 위해 고안된 것 같고 다른 하나(금강산 관광)는 그보다는 북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금강산 관광 사업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개성공단은 미국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와 의원과 보좌관들, 국무부 관계자 등이 연이어 찾았으나 금강산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방한 의원단은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로 구성돼 있지만, 특히 대북 붕괴 정책도 불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할 정도로 강경한 로이스 의원이 금강산 방문을 거부하지 않은 것도 특기할 일이다.

로이스 의원은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후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을 내파시킬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2개월이면…”이라고 말하거나 올해 5월엔 부시 행정부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 해결 방식에 강력 반대하고 북한 지도부에 대한 형사소추까지 주장할 정도다.

이에 따라 미 의원단의 이번 최초 금강산 방문이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한 시각 변화를 반영한 것이거나 그러한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지, 아니면 기존의 부정적인 입장을 더욱 굳히는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로이스 의원이 포함된 최초의 미 의원 방문단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반응이 무심한 척, 대화 시도, 환대, 적대가운데 어느 쪽으로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임을출 경남대 연구교수는 23일 “미국 의원들은 이번에 현금이 북한에 전달되는 경로나 활용되는 부분, 북한 사회 변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꼬투리를 잡기보다 향후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에 무게를 두고 있어, 핵실험 이후 급격히 악화된 금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순항하며 북미관계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인 데다 미국 의원들이 ‘자진해서’ 방문지로 금강산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 점 등이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실무 관계자는 “미국 의원들은 당초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된 뒤 개성공단 방문이 어려워져 일정을 변경했다”며 “우리측에서 개성공단 대신 비무장지대(DMZ) 등을 방문할 것을 제의했으나 미국측에서 금강산에 한번 가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미국 의원들의 금강산 방문은 2.13 합의 이행이 진행돼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이 진전되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 자체가 새로운 정책 전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방문을 계기로 금강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전해지는 계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회장 유재건) 초청으로 오는 25~31일 방한하는 미국측 협의회(코리아 코커스) 의원단엔 로이스 의원 외에 다이앤 왓슨, 얼 코메로이(이상 민주) 의원이 들어있다.

이들은 방한 일정 중 29일 오후 늦게 금강산을 방문해 서커스 공연을 보고 외금강 호텔에서 묵은 후 이튿날 구룡연 등 금강산 관광지 전반을 보고 서울로 귀환할 예정이다.

한국측에선 유재건 정의용 김명자 한광원 김종률, 박 진 의원 등이 동행해 총 21명이 버스 1대로 간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의 임원이 한.미 의원단의 금강산 방문을 안내하며 사업 현황 등을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현대아산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별도의 안내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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