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엔 금융제재 北 통치자금 급소 틀어쥘까?

유엔 안보리와 미국이 추진하기로 한 대북 금융제재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지난 2005년 독자적으로 BDA의 북한 자금을 동결했을 당시 북한은 급소를 찔린 것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며 핵관련 협상까지 뒤로 미루고 미국의 선 제재 해제를 요구한 바 있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2005년 11월 개최된 6자회담에서 “미국의 BDA 조치로 인해 핏줄이 막히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금융제제는 2005년과 달리 유엔과 미국이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이뤄지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5일 유엔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대북 금융제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롤리 국무부 차관보는 “과거 금융분야의 대북 조치가 북한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다”라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할 것이다”라고 언급해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의 뜻을 분명히 했지만 구체적인 제재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상태다.

미국은 또 유엔차원의 금융제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안보리가 정한 제재대상인 단천상업은행 외에도 조선무역은행이나 대성은행 등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려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6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등 독자적인 제재 문제에 대해 북한에 유입되는 돈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미화 100달러짜리 위폐인 수퍼노트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의 독자적인 금융제재만으로도 크게 압박을 받았던 북한이 미국과 유엔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금융제제를 과연 버텨 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되는 대북 제재안도 금융제재에 무게를 두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6일 유엔 주요국 협상 대표들이 조율을 마친 결의안 초안에는 국제금융기구의 대북 경제 지원을 금지(인도적지원 제외)하는 내용과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계있는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을 동결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북 금융제재 조치의 경우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제재만을 규정 했었다.

만약 이런 내용의 결의가 채택되면 유엔 회원국은 북한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상대로 금융제재를 가할 수 있게 돼 북한으로서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이를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문제는 이번 결의안에 중국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 되느냐도 주요한 관건이다.

현재 중국이 무기 금수나 화물 검색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유엔의 대북제재결의 자체가 수정되거나 북한을 압박하기에 충분치 못한 내용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에 협조적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이 전보다 강력한 금융제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움직임 또한 기존과 다르게 대북제재에 대해 완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북한으로서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여진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미국과 북한은 과거 BDA문제로 학습을 했다”며 “금융제재의 효과를 톡톡히 느꼈던 미국은 더욱 더 폭넓은 금융제재로 북한을 압박하겠지만, 북한도 과거처럼 앉아서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대북 금융제재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과거 BDA제재에 있어서도 소극적이었던 중국의 동참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의 돌출 행동도 지적된다. 김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 남한이 금융제재를 통해 숨통을 조여 오면 강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며 “NLL도발을 비롯해 ‘서울 불바다’ 등 강경 발언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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