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거래 中은행 北 불법계좌 폐쇄할 것”

미국의 행정명령을 통한 맞춤형 대북 금융제재를 수주 내 실시하기로 공언한 가운데 중국 은행들의 동참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큰 데다 중국계 은행을 통해 금융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중국계 은행들이 제재에 동참할 경우 북한은 치명타를 맞게 된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주안점은 북한의 불법활동을 지원하는 자금 이동의 차단이다. 이와 관련된 북한 기업과 개인들이 사용하는 계좌를 은행들이 동결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즉 북한의 불법 거래로 조성된 자금의 유치, 세탁, 송금을 막겠다는 것이다. 


방한중인 아인혼 美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은 2일 “북한의 다양한 불법행위에 관여하는 북한 기업 및 개인이 활동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차단할 것”이라며 “미국은 다른 주요국 정부에 금융기관들이 그런 지원을 못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무기 및 관련물자 판매·조달, 마약 및 위조지폐의 불법 활동에 대한 제재를 위해 북한의 비밀계좌 200여 개를 정밀 추적 중이며, 이 가운데 100여 개를 해당 은행에 통보해 자금을 동결시키는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상당수의 계좌가 중국계 은행에 개설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의하면 미국이 현재까지 확인한 북한의 해외 계좌 37개 가운데, 17개가 중국계 은행이다.


따라서 미국이 실시할 대북 금융제재는 제 3국뿐 아니라 중국의 협조가 있어야만 제재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아인혼 조정관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중국의 지지가 필요하고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금융제재는 국제사회에서의 자금 흐름에 관한 것으로서 정치적 논리보다 경제적인 논리가 앞서기 때문에 중국계 은행들은 미국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책에 동참하는 서방 기업이나 은행들과 거래를 중단하면서까지 북한과 거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추적중인 북한의 개인 및 단체, 기업의 계좌를 공개하고 만약 계좌를 개설해준 은행은 검은 돈을 취급하는 것으로 간주해 기피 대상 은행 명단에 오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아가 될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북 금융제재를 취하는 데 있어서 중국 정부의 협조를 끌어내기 쉽지 않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을 통한 불법 자금 차단은 중국계 은행들의 동참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가 북한의 불법 자금세탁 은행으로 지목되자 고객들이 자금을 일시에 인출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3일 전화통화에서 “2005년 BDA 은행의 북한 자금을 동결했을 당시, 중국의 중앙은행뿐 아니라 대형 은행들은 북한과 외환 거래를 중단했다”면서 “현재 미국이 북한 계좌를 공개하면 중국 정부가 협조를 하지 않더라도 민간 은행차원에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 팀장은 이어 “북한의 불법 자금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은행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국과 거래를 하지 않는 중국계 은행은 거의 없다”면서 “무엇보다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대부분 은행들은 달러로 결제를 하기 때문에 미국과 거래를 할 수 없다면 큰 데미지(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만약 미국이 중국계 은행의 북한 계좌를 지목하면 은행들은 미국과의 거래 중단을 우려해 북한과 거래를 중단할 가능성인 높다”면서 “무엇보다 중국은 경제적 실리 차원에서 미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수많은 나라와 거래를 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고서는 은행 운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화주의 국가의 은행이라고 해도 우리나라보다 자유로운 은행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은행은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가 앞선다”면서 “미국과 거래를 중단하면서까지 북한 계좌를 나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중국은행에 북한 계좌가 많이 있는데, 확실한 (불법 거래와 관련) 증거를 제시하면 중국으로서도 어떻게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어떤 은행이든 미국과 거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맞춤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지만 장기적으로 북한도 지능적으로 불법거래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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