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기자 재판, ‘北도발’에 변수될까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한 오는 4일 첫 재판이 북한의 도발행위에도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3월17일 두만간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군에 붙잡힌 미국 `커런트TV’ 소속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에 대한 장기 억류 자체가 `대미(對美) 협상용’ 성격이 짙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단거리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등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강경 대치하는 와중에도 미국인 여기자 억류 문제에 있어서는 `강온 전략’을 반복해 왔다.

미국인 여기자에 대한 재판 회부를 선언, 장기 억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미국을 대신한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로 하여금 지난 3월30일과 지난달 15일 미국인 기자들과의 접견을 허용한 것.

또 지난달 26일에는 이들 기자가 미국의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 미국인 여기자에 대한 첫 재판 역시 `협상용’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직거래를 원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재판은 다분히 협상용”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및 후계구도 인정으로, 여기자 문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미대화를 통해 체제 및 후계구도를 유지하거나 핵 확보를 통해 후계체제를 강화하는 갈림길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북한이 기자 억류 문제를 북미대화의 단초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런트TV의 공동설립자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북한 방문 가능성이 점쳐지는 점도 이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이들 기자에 대한 재판은 향후 이뤄질 북.미간 접촉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재판 자체를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은 어떻든 이 문제를 최대한 변수로 하려 할 것이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우리는 북한을 뒤따라 다니며 양보안을 제시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밝힌 것처럼 대북 강경기조가 계속될 경우 북한도 여기자들을 `인질화’하며 도발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인 기자 석방을 촉구하는 국제 여론이 비등하다는 점을 인식, 북한이 예의 `속전속결’식 재판을 통해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추방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도발행위와 제재의 악순환을 반복중인 북.미관계가 해빙기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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