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기자 억류에서 클린턴 방북까지

5개월째를 맞은 미국 여기자들의 북한 억류사건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으로 해결 전망이 밝아졌다.

지난 3월 17일 중국과 북한 국경 인근에서 취재 중이던 미국 커런트 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가 국경침범 혐의로 북한군에 체포돼 억류된 이 사건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및 2차 핵실험과 맞물리면서 북미관계의 주요 변수가 돼왔다.

미국은 여러 가지 외교채널을 가동해 여기자들의 석방을 촉구했으나 별반 소득을 거두지 못했고 특사 방북을 통해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왔다.

구체적으로 커런트 TV의 설립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방북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등이 특사 후보로 거론됐으며 미국 당국도 특사 파견 가능성을 애초부터 부인하지 않았다.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가족들은 동료들과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조기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며 북한 당국과 국무부를 압박했으며, 국경없는기자회(RSF)와 국제언론인협회(IPI),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관련단체들도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힘을 보탰다.

북한은 그러나 지난 6월 8일 두 여기자를 재판에 부쳐 조선민족적대죄와 비법국경출입죄를 적용해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여기자들이 예상 밖의 중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형이 확정됐으니 조기 석방교섭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낙관적인 견해와 `재판 결과에 따라 상당기간 수형 생활이 불가피하다’는 비관적인 해석이 엇갈렸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보냈고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 여기자가 재판이 끝난 후 석방됐던 점 등을 근거로 미국과 북한 당국 간 교섭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아울러 그동안 거론됐던 대북 특사 파견도 그 가능성을 더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여기자 석방 문제에 대해 `매우 희망적’이라고 언급, 북미 간 물밑접촉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다음날 국무부는 브리핑에서 “우리는 필요할 때 북한과 계속 대화를 해왔다”면서 “북한과는 뉴욕을 포함해 대화하는 다양한 채널들이 있다”고 북미접촉을 공식 확인했다.

지난달 말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가 방북을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 국무부는 이 보도에 대한 확인요청을 거부했다.

북미 당국은 지난 6월 초 여기자들의 재판이 끝난 후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상당기간 특사 파견문제를 협의해왔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특사 파견을 요구해 결국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는 거물의 방북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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