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인 “김정은과 채팅으로 대화 나눴다” 주장

미국 시카고 리더의 편집자 케이트 슈미트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북한 방문 기간이었던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과 구글의 채팅 프로그램인 지챗(Gchat)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케이트 이날 오전 김정은 수행원이라고 주장하는 박용선이라는 사람이 메시지를 통해 김정은이 “중서부 지역의 보통의 미국인과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며 구글의 채팅 서비스인 지챗(Gchat)으로 들어오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내가 에릭 슈미트 회장의 사촌인 줄 알고 검색을 하다가 (김정은이) 최근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프랑스 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내 기사를 읽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측이 구글의 번역 프로그램을 이용해 영어로 대화를 해왔다고 말했지만 케이트의 글에는 그와 나눈 인물이 실제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없어 신빙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김정은을 사칭한 누군가가 그에게 장난을 쳤을 가능성도 있다.


대화 내용을 접한 한 탈북자는 “대화에는 그냥 ‘사탕과자를 선물로 주니 좋아하더라’는 식의 문구 말고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면서 “상대가 김정은이라고 느낄만한 몇 가지 요소도 있어 쉽게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사실이라면) 구글 회장이 방북한 것을 계기로 김정은이 세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결코 북한이 정보화 사회에서 뒤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선전수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케이트가 공개한 대화 내용


박용선: OK, 여기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이십니다.


케이트: 안녕하세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장군님.


김: 에릭의 사촌, 반갑습니다.


케이트: 미국대표단도 가 있고 해서 바쁘시겠죠. 최근에 아빠가 되셨다는 추측성 보도들이 맞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김: 에릭의 사촌, 생일을 맞은 것은 접니다(1월8일). 그래서 우리나라의 모든 10세이하 어린이에게 1kg의 사탕과 선물을 줬습니다. 어린이들이 아주 기뻐했죠.


케이트: 네 늦었지만, 생일 축하합니다.


김정은: 당신이 읽는 것을 다 믿지는 마세요. ;-)(눈을 찡그리며 웃는 모양의 이모티콘)


케이트: 미국 방문단의 정확한 목적에 관해 여러 추측이 있는데요?


김정은: 오늘 그들은 문어를 보러 갑니다(수족관에 관광을 간다는 의미).


케이트: 방북단에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당신을 최신 기술에 정통한 리더로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더군요.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세요.


김정은: LMAO!(아주 우습다는 축약어) ABC가 장거리 미사일이라도 쏘려나 보죠.


케이트: 개인적으로는 당신이 제라드 드파르디외에게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를 평양으로 망명시킬 생각도 있나요?


김정은: 에릭의 사촌, 나는 그냥 드파라디외의 열렬한 팬일 뿐이에요. 그렇게 한다 해도 그건 우리나라(북한)에 큰 부담이 되겠죠.


케이트: 당신의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습니까?


김정은: 우리는 최근 우주 정복에서 보여준 정신과 의지로 경제 강국을 세울 것입니다. 모든 인민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행사를 계속할 것입니다. “下村陽子.”(새날이 밝아오고 있다는 뜻)


케이트: 네, 귀국의 행운을 빕니다. 장군님.


김정은: TTFN(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