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은 지난 5월 하원에서 통과된 ‘2008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North Korea Human Rights Reauthorization Act of 2008)을 9월중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에 관계하고 있는 미 의회의 핵심 관계자는 “그간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처리와 연계돼온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지명자의 인준 문제가 최근 해결됨에 따라 휴회 중인 의회가 다시 문을 여는 9월중 법안이 처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RFA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의 조셉 바이든 상원외교위원장은 그동안 재승인 법안에 대한 처리를 스티븐스 주한대사 지명자에 대한 공화당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의 인준보류의 해제와 연계하면서 석 달째 처리가 지연돼왔다.
이에 대해 지난 1일 브라운백 의원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청문회에서 국무부가 ‘북한인권 문제를 중시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반대 입장을 철회했고 상원은 주한대사 지명자를 만장일치로 인준했다. 이에 따라 재승인 법안 처리에 대한 장애물도 사라졌다.
하원을 통과한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은 북한인권특사의 역할을 크게 강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법안은 국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사가 국무부에 상시 사무실을 둔 채 탈북자 정책업무에도 간여토록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의회 핵심관계자는 “바이든 외교위원장은 북한인권 특사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은 상관없다는 생각이지만, 특사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국무부 인구난민이민국의 고유 업무와 권한을 대체해선 안 된다는 점을 법안에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은 바이든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외교위원회 차원에서 처리될 수 있지만,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 발의자중 한사람인 브라운백 의원이 현재 일부 법안 조항의 강화 내지는 수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위원장측은 가급적이면 브라운백 의원의 의견도 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9월이 되면 본격적인 대선국면이 시작되고, 더 중요한 법안들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은 9월중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디펜스포럼의 수전 숄티 대표도 RFA와 인터뷰에서 “원래 2004년 북한인권법안에는 북한인권특사 조항이 없었지만 이를 추가한 사람이 바이든 위원장이었다”며 따라서 “바이든 위원장이 특사 역할을 어떤 식으로 조정하든지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2004 북한인권법’은 오는 9월 시효 만료된다. 2012년까지 4년간 기한을 두고 있는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은 상원에서 통과되고 부시 대통령이 서명하게 되면 효력을 갖게 된다.
이 법안은 탈북자들의 빠른 미국 정착을 위한 국무부의 역할을 높일 것 ▲북한인권특사를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것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금을 종전 2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올리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신원조회 등 수속기간을 단축해 더 많은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돕고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대사나 미국 고위 관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탈북자들의 진로와 재정착을 위해 한국정부와의 힘을 모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