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의원 결의안, 北테러지원국해제에 영향줄까

미국 상원의원 4명이 현지시간 11일 제출한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관련한 결의안은 북핵 해결을 위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에 던지는 미 일각의 `견제구’로 외교가는 평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샘 브라운백 등 상원의원 4명(공화 3명.무소속 1명)이 낸 결의안은 북한의 핵.미사일.생화학기술 등의 해외 이전, 테러조직 지원 문제, 달러 위조, 납북자 문제 등 포괄적 이슈들에 대한 해결이나 재발방지 또는 무혐의 입증을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전제로 삼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제동을 거는 미 의회의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말 하원 일리아나 로스-레티넌(공화당) 의원도 유사한 내용을 담은 `북한 대(對)테러.확산금지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북핵 외교가는 이번 결의안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는데다 이번 결의안의 경우 공화당내 소수 대북 강경파들이 제출한 것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북.미가 핵 신고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각자 카드 삼아 비핵화 2단계의 마지막 기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행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성실한 신고 외에 추가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조건을 달기 어렵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부시 대통령이 지난 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북이 성실한 핵신고 의무를 이행할 경우 미국은 약속대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봐야한다는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비록 대통령이 발효 45일 전 의회에 보고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의회의 비준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은 대통령 결정 사항이라는 점도 이번 결의안의 파괴력을 낮게 평가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다만 북핵 외교가는 이번 결의안 제출을 소수의 목소리로 무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향후 북핵 6자회담 전개 상황에 따라 미 행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대한 비판론을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핵화를 전제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이어 완전한 관계정상화로 가는 문턱을 낮춰준 부시 행정부의 협상기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수면 밑에서 상당한 세를 형성하고 있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 집권 세력 안에서도 행정부 내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신고.불능화 대가로 대북 핵심 제재를 해제하는 데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이 많다”면서 “다만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일이라 일단 목소리를 낮추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런 만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의혹 규명 문제를 포함하는 북핵 신고가 6자회담 10.3 합의상의 시한인 연말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되지 않고 삐걱댈 경우 장외에 머물고 있는 대북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 경우 현재 강경파들의 소수 의견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이 결의안이 급속히 세를 얻어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발목을 잡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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