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DJ 대북송금’ 폭로 김기삼씨 망명승인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감청 의혹을 폭로했던 전 국정원 직원 김기삼(49) 씨가 지난해말 미국 법원으로부터 ‘망명승인’을 받은 것으로 24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이민법원은 지난해 말 김 씨에 대한 망명 재판 항소심에서 한국정부와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김 씨의 주장을 인정해 망명을 최종 승인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7년간 국정원에서 재직한 뒤 2000년 10월 사직하고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간 김 씨는 2003년초부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가 주요 인사들을 상시 도청하고, 김대중 정부가 북한 김정일에게 거액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을 공개 주장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로비 의혹을 제기한 뒤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미국으로 피신, 체류해오다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당시 그는 ‘김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약 2조 원에 달하는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씨는 지난 2008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정부 첫해인 1998년 5월 국정원 내에 ‘노벨상 공작 담당관’이 임명됐고, 99년 12월부터는 청와대 주도로 노벨상 수상을 위한 계획이 진행됐다”고 말하면서 1998년 3월부터 2000년 12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시점까지 자신이 ‘공작’이라고 보는 행사 내지 사건들을 기록한 문건을 제시했다.


김 씨는 또한 “안기부 과학보안국의 주된 도·감청 대상은 야당이었지만 언론계와 재계, 노동계, 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대통령을 제외하곤 모두가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도·감청이 이뤄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정원 전 고위급 출신 인사는 “실무라인에서 일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사실을 과장했을 가능성보다는 보고 느낀 것을 주장해왔을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미국 법원이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따졌는지 모르지만 그가 정보기관의 박해를 주장했기 때문에 그의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작업은 거쳤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008년 4월 열린 1심에서도 망명을 허용받았지만 미국 검찰이 항소하면서 3년 가까이 재판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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