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밀입국 탈북자 “한국에 그냥 살걸”

“한국에서 살 때가 너무도 행복한 때였습니다.”

국내에 들어와 정착해 살다가 미국으로 밀입국한 한 탈북자가 ’탈북자동지회’ 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미국 생활기를 올리며 계획없이 미국으로 오기보다는 한국에서 사는 편이 훨씬 행복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잇따라 올려 눈길을 끈다.

대화명이 ’탈북인’인 이 탈북자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밀입국해 지금은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스시집에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11시간씩 일을 하면서 주급 350달러를 받으며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한달에 160만원을 받았고 관리비나 생활비를 지출해도 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국적이다 보니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가 있고 몸이 아파도 의료보험 1종이라 너무나도 행복한 때였다”고 한국생활을 회상했다.

이 탈북자는 자신의 미국행을 ’떠돌이 근성’ 때문이라고 표현하면서 “한국에서 아파트 임대료를 반환받은 뒤 해외에 나가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서 돈을 보내고 아무 정보없이 지도만 보고 멕시코로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의 한인 하숙집에서 브로커를 구해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미국에 밀입국을 했고 로스앤젤레스시에 있는 한인 하숙집에 들어가 하숙비를 내고 보니 그때까지의 과정에서 제 전재산을 탕진한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미국에서의 어려운 생활은 영어와 먹는 문제, 의료비, 방세 등 한국에서는 겪지 못했던 환경의 변화.

그는 “일주일에 350달러를 받아서 방세와 생활비를 내고 남는 돈을 저축하느라 한국에서는 끼니마다 가다시피하던 식당 한번 못갔다”며 “음식값이 한국의 두배”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리가 가려워 긁어대다 보니 염증이 오기 시작했고 미열에 견지디 못해 한인 의사들하고 전화상담을 했더니 수술을 하자고 해서 수술을 했다”며 “그 분들이 요구한 돈이 현찰로 450달러로 참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현실이었다”면서 미국의 비싼 의료비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오고 싶어도 임대아파트 등을 처분해 여의치 않다는 그는 “한국에서 공짜로 쓰다시피하던 17평 좋은 아파트를 여기서는 1천달러라는 내 돈을 렌트비로 내고 써야 하고 벌이는 벌이대로 신통치 않으니 어쩌면 좋을꼬..”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중국에서 바로 미국에 왔더라면 몰랐을 것을 한국에서의 천국같은 생활과 대비를 하다 보니 내가 길을 잘못 들었구나 후회하고 있다”며 정부의 탈북자 정착 지원제도가 마련된 한국에서의 생활에 그리움을 피력했다.

그는 미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에게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미국행을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많은 탈북자들이 미국에 와 부끄러움에 미국에 잘 왔다고 표현하지만 한국에 비해보면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일하고 공부하는대로 한국에서 그런 열심으로 살았다면 어떠했을까”라고 자문하면서 “나야 이왕 와서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니까 이런 모양으로 죽든 살든 가야할 운명이지만 다른 분들이야 좀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런 글을 올린다”고 글을 맺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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