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특사 지명지연…한미협의 `어정쩡’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특사 지명이 늦어지면서 한.미 간의 북핵협의에 이상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핵 6자회담이 사실상 휴지기이기는 하지만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 등 북핵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미국 카운터파트가 어정쩡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문제 담당특사로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특사에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를 각각 임명했지만 대북 특사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북특사로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 조정관이나 현재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대사 등이 두루 거론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라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미국 언론들은 대북특사가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일본과 한국은 물론 미국내에서도 협상 방향과 관련해 적잖은 논란이 있는 등 일하기 어려운 자리라는 점에서 적극 나서는 인물이 없어 인선이 늦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아직까지 대북특사를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분리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북핵업무는 아직까지 힐 차관보가 계속 맡고는 있지만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보니 한.일 등과도 원론적인 협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밀한 협상 전략 등에 대해서는 협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어정쩡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행히 대북특사는 임명되면 청문회 절차 없이 곧바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는 하지만 공개되지 않은 측면이 많은 북핵협상의 특성상 그동안 관여하지 않던 인물이 선임되면 ‘과거’를 복습하는데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진단이다.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대북특사가 제 역할을 하는 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중순 러시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동북아평화.안보 실무그룹회의는 미국의 북핵라인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자는 “미국의 경우 부차관보급이 참석해 실무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6자 수석대표로 힐 차관보가 남아있든 새 인물이 발탁되든 상관없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