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자, 북한서 인민복 입은 까닭은?

“술 접대하고, 인민복 입고. 북한 영화촬영소 보기 참 힘드네…”
미국의 독립 언론 기자들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조선예술영화촬영소를 방문.취재하기 위해 겪은 웃지 못할 사연이 알려져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인터넷 방송국 VBS TV는 지난달 28일 조선예술영화촬영소를 방문하기까지의 사연을 담은 `북한 영화 광란(North Korean Film Madness)이라는 20여분 짜리 풍자 다큐멘터리 영화를 홈페이지(http://www.vbs.tv)를 통해 공개했다.


쉐인 스미스씨 등 미국인 취재진은 중국 선양에서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영화촬영소를 쉽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을 통제하는 안내원들은 이들을 먼저 DMZ로 데려가더니 이어 주체사상탑, 인민문화궁전 같은 `지루한’ 건축물 구경만 시켰다.


영화촬영소를 가고 싶다고 말을 해도 북한 사람들은 아예 대꾸를 하지 않는 식으로 무시했다.


초조해진 스미스씨는 `접대’라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실제로는 `비밀경찰’인 안내원들을 호텔 가라오케로 데려가 술을 접대하며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한껏 분위기를 띄운 뒤 영화촬영소를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그러자 `마음을 연’ 북한 안내원들의 조언이 돌아왔는데 “우리처럼 옷을 입고 김일성 주석께 경의를 표해라. 그리고 나서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는 것이었다.


스미스씨는 다음날 바로 호텔 양복점을 찾아가 벽에 걸린 김 위원장의 사진을 가리키며 “저렇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사진의 김 위원장처럼 남색 인민복을 차려입은 스미스씨가 금수산기념궁전 앞 김 주석의 동상에 찾아가 헌화하고 허리를 굽히자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마침내 영화촬영소를 방문하도록 허락한 것이다.


어렵사리 영화촬영소를 찾아갔기에 스미스씨 일행의 실망은 더 컸다.


실제 영화를 촬영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일부 썰렁한 세트장과 김 위원장의 치적을 홍보하는 사적관만을 봐야 했다.


스미스씨는 영화 제작을 지도하는 모습을 그린 김 위원장의 대형 그림 앞에서 안내원 몰래 카메라를 바라보며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군”이라고 속삭인다.


스미스씨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완전히 엉망이라는 것”이며 “아리랑부터 영화촬영소까지 둘러보면서 그들(북한 사람들)이 이 모든 걸 경애하는 지도자를 위해서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조소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