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자 “北의사들 南의학서적 ‘닳도록’ 읽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내셔널’의 객원 편집인을 맡고 있는 스티브 글레인 기자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방북기’에서 헌신적인 북한 의사들의 모습을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북 지원 단체인 유진벨 재단의 스테판 린튼 이사장과 함께 방북해 북한의 의료시설들을 둘러본 스티브 글레인 기자는 9일 WP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 의사들이 남한에서 출판된 한국어 의학서적을 ‘닳도록’ 읽을 만큼 의학전문 지식을 갈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린튼 이사장의 대북 지원활동을 동행 취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방북했던 글레인 기자는 “구성시 인민병원에 들렀을 때 린튼 이사장이 가져간 한국어 의학책 상자를 열자 의료진이 굶주린 듯 달려들었다”고 묘사했다.

특히 “40여분 뒤 이 책들을 보건성에 등록하기 위해 거두려 하자 한 간호사가 책을 가슴에 꼭 끌어안는 게 내주기 싫은 게 분명했다”며, “북한 의사들이 한국어 의학서적을 닳도록 읽고 외워 깊이 있는 전문지식을 쌓아나가려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유진벨 재단의 린튼 이사장은 수년간에 걸친 북한 당국과의 협상 끝에 한국에서 출판된 한국어 의학서적들을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

글레인 기자는 “대다수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들을 위해 병원 텃밭에서 수술에 필요한 거즈와 붕대를 자급하기 위한 목화재배와, 비닐하우스에서는 환자들에게 공급할 채소 등을 재배하고, 수술도구들을 동네 대장간에서 만드는 등 본연의 진료활동 외에도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고 소개했다.

글레인 기자는 특히 “병원 책임자와 동료 3명이 바지를 내려 보여준 허벅지 안쪽엔 피부이식에 사용하기 위해 살점을 떼 낸 상처 흔적이 생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했던 독일인 의사 출신의 북한인권 운동가 노베르트 폴러첸 씨는 지난 2002년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병원책임자는 키가 154㎝밖에 안 되는 여자의사였는데, 피부를 제공하겠다고 내놓은 허벅지를 보니까 이미 20여 군데나 상처가 있었다”며, “병원의 젊은 간호사들도 대부분 피부이식에 참여했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피부이식 수술은 기자와 텔레비전 카메라가 동원되는 등 일종의 선전무대”라며, “나 역시 세 번의 피부이식 수술을 했다”고 폴러첸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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