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제재, 북을 中세력권으로 몰아”

미국의 대북한 금융제재는 북한의 반응으로 볼 때 북한에게 상당한 타격을 가하기는 했지만, 북한을 중국의 세력권으로 몰아감으로써 북핵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은 최근 예일대 세계화연구센터의 ‘예일글로벌’ 온라인 잡지 기고문에서 지난 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중국 방문을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북한의 대응조치로 규정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벡 소장은 “미국의 제재는 북핵 교착상황을 해결하는데서 중국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만드는 반면, 미 행정부의 정책 선택을 제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미국 정부는 중국이 어떤 상황에서도 경제를 지렛대 삼아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타협을 이끌어 내려고 하지 않을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마카오에서 행한 북한의 불법금융활동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중국도 불법행위를 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해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남아있는 북한의 금융활동을 금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벡 소장은 또 “중국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당근’과 미국의 압박과 비슷한 형태로 북한이 중국에서 행하고 있는 금융활동을 단속하는 ‘채찍’을 가지고 있지만 북한의 체제 불안정을 야기하고, 북한의 시장 개혁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재에 반대한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과 관련, 그는 “중국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유하지만 문제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보다 북한의 안정과 북한체제의 생존을 우선시 한다는 것”이라면서 “북한 붕괴시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중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실험을 하거나 제3국으로 핵물질을 이전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심각한 압박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벡 소장은 또 “중국이 북한의 굴복을 이끌어 내기를 기다리는 것은 북한에 핵무기를 개발할 시간을 더 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군사수단의 배제를 전제로 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마주앉아 실질적인 협상을 하거나, 아니면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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