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제재는 北의 `아킬레스건’?

앞으로 열릴 6자회담에서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에서 벗어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미국과 금융제재 논의.해결을 전제로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밝혀 회담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계좌 현황 = 이 은행은 북한의 외환결제를 위한 유일한 창구로 이 은행에 묶여있는 북한 자금은 2천4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노동당내 부서를 비롯해 주요 기관의 계좌 50여개가 설치돼 있으며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과 일가족의 생필품을 마련하는 노동당 38호실, 39호실, 서기실 등 주요 통치자금이 이 은행을 통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이 은행을 자금 세탁, 금괴밀수, 마약대금 세탁, 심지어 미사일 판매대금 수금에 활용됐다는 후문이다.

최근 입국한 고위층 탈북자 김모씨는 “BDA 은행에 군부의 주요 계좌가 적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은행 계좌 중 원천적으로 어느 것이 불법이고 합법인지 파악하기 쉽지는 않지만 미 재무부가 파악한 합법 자금은 800만-1천200만 달러 정도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노동당과 군부내 부서 외에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의 주요 기관과 주요 국가은행들도 이 은행을 자주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北 왜 목매나 =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BDA은행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속내가 깔려 있다.

이 은행의 동결조치가 미국의 적대정책이라는 단순한 정치적 차원이 아니라 북한 입장에서는 사활이 걸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북한당국이 정권 수립 이후 미국의 제재를 피부로 실감한 것은 BDA은행 동결이 처음이라는 것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과거 미국이 대북 수출입 품목 제한 등 여러가지 경제제재를 가하기는 했지만 실제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1월 이 은행 동결과 관련해 ‘우리의 핏줄을 조이는 행위’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이 느끼는 제재가 어느 정도인지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9.19공동성명을 충실히 이행하면 이익이 엄청난데 왜 몇푼 안되는 BDA 은행 자금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장기적 이익보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북한식 사고방식에 따르면 이 은행의 현금이야 말로 ‘피같은 돈’인 것이다.

아울러 2천400만 달러는 작년 북한 예산의 대략 1%에 육박하는 것으로 북한에게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북한에서 1달러당 3천원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북한 예산은 1억2천만 달러에 불과한 셈으로 시장환율 적용시 BDA에 묶인 자금은 예산의 20%에 달한다.

특히 북한이 금융제재에 민감한 것은 중국의 국유상업은행인 중국은행(BOC) 뿐 아니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와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제재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제재의 시작인 BDA 은행의 자금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북한의 대외금융활동은 모조리 차단되고 그나마 소규모로 이뤄지던 대외무역 마저 붕괴돼 북한 경제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식 해법은 = 북한은 겉으로는 위폐 등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미국의 압살정책 일환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나름의 해법 도출을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해법은 위폐 등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 용납할 수 없고 그에 따른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북한은 미래지향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불법행위에 대한 ‘북한당국의 관여.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에 위폐제조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주면 제조자를 붙잡고 종이.잉크 등을 압수한 뒤 이걸 미 재무부에 통보할 수 있다”며 불법 금융행위에 관한 정보 교환과 대책을 마련하는 북.미간 비상설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형법 99조와 100조엔 화폐 위조에 가담하면 종신형, 극형까지 처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반 자금세탁법을 독자적으로 제정 공포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따라서 북한은 향후 6자회담에서도 금융제재 해결을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6자회담이 진전되려면 미국이 북한의 제안 중 일리가 있는 일부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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