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글로벌호크’ 한국판매 의회에 통보

미국 국방부가 지난 21일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는 의향을 의회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전역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첩보위성급 ‘글로벌호크’ 도입이 가시화된 것이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4일(현지시간) 이런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하면서, 글로벌호크 4대의 장비와 부품,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판매 가격을 12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로 제시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일미군 기지 등에서 운용하는 글로벌호크를 판매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한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 중 한국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서 판매 승인이 나면 곧바로 구매수락서(LOA)를 한국의 방위사업청에 보내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국방부가 제시한 가격은 우리 정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구매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의회에 제시한 1조 3000억 원은 우리 정부가 예상한 가격 4000억여 원의 3배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제시한 9천 400억여 원에 비해 3600억 가량이 오른 가격이다.


미국 측은 한국 판매용 비행체 개조비와 성능개량비, 기술 현대화비 등이 늘고 개발비도 별도 신설해 가격이 상승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미국 측이 구매수락서를 보내오면 협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책정한 예산 범위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구매 협상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오는 2015년 말까지 북한 전역을 감시 정찰할 수 있는 글로벌호크 도입을 추진해왔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급의 무인정찰기다. 글로벌호크가 도입되면 한국군의 대북 감시·정찰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