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대다수는 북한과 이란을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두 나라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 이라크식으로 미군이 침공해 정권을 전복하거나 폭격 등 제한적 군사 공격을 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와 ABC 방송 공동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 신문 인터넷 판에 보도된 상세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토록 하는 방안에 대한 설문에서 미군이 침공해 북한 정권을 제거하는 것에 대해 78%가 반대한다고 응답했으며 18%만 찬성했다.
북한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폭격 방안에도 반대 77%, 찬성 20%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조자금이나 무역확대 등 재정적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약간 많은 가운데 51% 대 47%로 거의 반으로 나뉘었다.
응답자들은 북한을 위협으로 보느냐는 문항에선 심각한 위협(54%), 심각하진 않지만 위협(20) 등 위협이라고 보는 의견이 74%로 그렇지 않다(23%)보다 훨씬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란에 대해서도 62%가 위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침공이나 폭격에는 반대했다.
응답자들은 이란의 정권 전복을 위한 침공엔 69%가,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제한적 폭격엔 64%가 반대했다.
이란에 재정적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44%, 반대 53%로 나타났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반응에서 흥미로운 것은, 이란보다 북한을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의견이 10% 포인트 이상 많은 반면, 침공이나 제한 폭격 방안을 쓰는 데 대해서는 이란보다 북한의 경우 반대 의견이 10% 포인트 이상 많은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군사 공격의 대안으로써 유인책 제공에 대해서도 북한의 경우 거의 반으로 나뉜 가운데 찬성 의견이 많은 반면, 이란은 반대가 9% 포인트 많았다.
응답자들은 한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경험에 근거해 앞으로 다른 나라와 분쟁 해결 수단으로 군사력 사용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느냐 아니면 반대로 덜 선호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더 선호할 것 같지만 이는 나쁜 일’이라는 응답 22%와 `더 선호할 것 같으며 이는 좋은 일’이라는 응답 12%를 합해 34%가 더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덜 선호할 것이며 이는 좋은 일’이라는 응답 15%와 `덜 선호할 것이지만 이는 나쁜 일’이라는 응답 5%를 합해 20%가 덜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가장 많은 42%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들은 자신들은 미국의 분쟁 해결 수단으로 대외 군사력 사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라크 경험이 부시 행정부의 군사력 사용을 자제시키기 보다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더 조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이 조사는 지난 10-13일 1천1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허용 오차는 ±3%. 그러나 북한과 이란 핵무기 해법 방안에 대한 설문 2개의 경우 표본 절반에 대해서만 조사가 실시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