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보고서 “北 해외수출 노동자 ‘인신매매’ 희생자”

▲ 美국무부 존 밀러 인신매매 퇴치 담당 대사 ⓒ연합

미 국무부가 5일 발표한 ‘2006 국제인신매매보고서’에서 북한은 이란, 쿠바 등 11개국과 함께 가장 최하 등급인 제 3군(Tier3)에 포함됐다.

1군, 2군, 요주의 2군, 3군 등 4개 등급으로 나눠지는 이 등급별 판정에서 북한은 2003년부터 3군에 포함돼 왔다.

올해 보고서에는 예년에 보고 됐던 강제노동, 성매매 등의 인신매매 사례와 함께 북한 정부가 자국민들을 ‘비숙련 계약 노동자’(low-skiiles contract laborers)로 제3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점을 새롭게 추가했다.

몽골, 러시아, 체코 등지로 수출되는 노동자들은 북한에서 파견된 ‘감시원’으로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받고 있으며, 이는 해당국에 수출된 북한 노동자들이 강제노동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 국무부 존 밀러 인신매매 퇴치 담당 대사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환경이 북한 내부보다 좋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겐 자유가 없다”며 “이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또 받더라도 노동자들의 주머니로 들어 가는지, 북한 정부로 들어가는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또한 인신매매 희생자”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정부가 자국 내 외국 합작 공단에 일하는 노동자들의 착취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 정부가 공단에서 일하는 자국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외환 월급의 일부 또는 전체를 회수한 뒤,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북한 돈으로 지급하는 과정에서 착취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개성공단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최근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가 개성공단 내 노동자들에게 국제표준의 노동 기준이 적용 되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착취’ 가능성 제기

보고서는 또 여전히 북한 다수의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강제노동과 성매매에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전역의 강제 수용소 내 15만~20만에 달하는 수감자들은 혹독한 강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자가 수만 여명에 달하며, 이들의 절반 이상이 인신매매에 희생된 여성들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유와 취업에 대한 기대로 중국으로 넘어가지만 인신매매 조직에 끌려가 사창가에 팔리거나 강제결혼, 강제노동 형태로 매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러 대사는 “중국 내 ‘한자녀 갖기’ 정책으로 인한 성비의 불균형으로 북한 여성들이 중국 남성에게 팔려가는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고, 중국 남성과 결혼한 북한 여성과 그 자녀들의 합법적 지위에 대해 중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여러 유형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분히 지키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의미 있는 노력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북한 정부는 자국 내에서 혹은 국경을 넘나들며 자국인에 대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을 포함한 제3군 국가들이 앞으로 90일 이내에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부터 미 정부의 원조 중단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3군에 속하는 국가는 북한과 브라질, 쿠바, 이란, 라오스,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 11개국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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