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민주, 北核해법 입장차 분명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북한의 핵문제 해법에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공화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CVID)’라는 표현을 정강정책에 반영해 현 조지 부시 행정부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반영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대화를 통한 해법’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당의 이같은 입장은 북한이 미국에 의한 테러지원국 명단삭제 지연을 이유로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를 중단 및 원상복구 고려’를 주장하면서 북핵문제 해결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으로 향후 북한의 반응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북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전제로 ‘시간 끌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미국 양당의 정강정책이 북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우선 메케인과 공화당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북핵문제에 대한 ‘CVID’를 강조하고 있다.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다음달 1일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화당이 마련한 정강정책 초안에는 북한 핵 문제에 관해 “미국은 북한의 핵확산 활동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아울러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을 담았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CVID)’라는 원칙은 부시 정부가 지난 수년간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다짐해온 것이지만, 미 행정부는 지난해 봄부터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사실상 이 표현을 강조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매케인의 공화당이 CVID 용어를 정강정책에 명시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북핵 협상과정을 비롯한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좀 더 원칙적인 입장으로 나가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의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이런 표현은 부시 행정부의 변화된 대북 접근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며 동시에 부시 1기 정부의 대북접근법으로 복귀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CVID란 용어가 나오게 된 것이 “북한이 핵포기 의무를 다하지 못한 데 따른 불가피한 대응으로 보인다”면서 “이 용어가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안에도 등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바마를 대선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은 지난 25일(현지시각) 채택한 정강정책에서 부시행정부 2기에서 유지해온 ‘6자회담을 기본으로 북핵문제 해결’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강정책을 통해 “우리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가능한 종식을 추구하고, 지금까지 북한이 생산한 모든 핵분열성 물질과 무기를 완전하게 설명하도록 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후보는 지난 23일 “북한이 미국과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없었을 때 핵무기 8개를 개발했다”며 북한과 대화 지속 의지를 밝혔고, 김정일 위원장과도 만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의원의 수석 보좌관인 그레그 크레이그는 “오바마 의원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서둘러 변경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의원이 북핵 문제에서 진전을 이끌어 낸 6자회담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민주당의 정강정책에서는 또 “우리는 직접 외교를 계속할 것이며, 우리의 파트너들과 6자회담을 통해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또한 “핵무기와 핵물질의 확산 방지 및 제거를 위한 전 지구적 차원의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5개국 및 핵심 관계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를 2009년 개최하고, 이후 정기적으로 회의를 이어 가겠다”는 구상도 담겨있다.

한편 공화당과 민주당은 한미동맹 강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은 “미국은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광적인(maniacal) 독재국가인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맹국, 한국과 함께 북한의 위협에 맞서 왔다”면서 한국과의 동맹을 강조했다.

민주당도 미국의 지도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한국, 일본, 호주, 태국, 필리핀 같은 동맹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미동맹 유지·강화의 필요성을 명시했다.

더불어 북한 인권문제에 있어서도 공화당은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회복되기를 기원하며, 한국민들의 희망대로 한반도가 통일돼 평화와 자유를 누리길 희망한다”고 명시했고, 민주당은 “우리는 쿠바에서 북한에 이르기까지, 버마(미얀마)에서 짐바브웨, 수단에 이르기까지 압제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