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 ‘테러지원국 해제’ 언급 안해…견해차 확인

▲ 미일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 ⓒ교도통신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미일동맹의 재확인과 6자회담 진전에 대한 성과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합의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일본 여론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본 언론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협조를 받기 위해 주일미군 문제나 자위대의 해상 급유 등 미일동맹 부분만 강조하고 정작 일본의 최대 현안인 납치 문제는 회피하고 있다며 양국간 온도 차가 느껴지는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임기 중에 일본인 피랍자 가족을 만났던 것이 가장 잊지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회담 관계자들은 “지정 해제를 둘러싼 상세한 논의 내용은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해, 이 문제에 관해 양국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일 정상회담이 납치자 문제가 테러지원국 해제의 전제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끝나, 후쿠다 총리가 향후 국내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도 철저한 핵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연말까지 모든 핵프로그램과 핵확산 활동을 신고할 것을 약속했다”며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반드시 핵신고를 성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측 관계자들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북핵 불능화, 핵 프로그램의 신고, 비확산 문제에 관한 것”이라며 “납치 문제를 배려는 하겠지만 해제의 조건과는 연관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일본 내에 미국이 납치문제를 두고 가면서 북한과 거래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측 관계자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관한 미국 정부의 방침이 바뀌는 것은 어렵다”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앞으로 계속해서 북한에 납치문제 해결을 제의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미국의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미일동맹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비핵화를 향한 움직임은 성실히 진척시키면서도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조금도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지정 해제는 미일간의 긴장을 낳는 요인이 되겠지만 동맹관계가 무너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일정상회담에 맞춰 미국을 방문 중인 납치피해자 가족들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형식적인 표현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후쿠다 총리가 지정 해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하게 요구했어야 했다”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가족들은 “지정 해제 저지를 향한 우리의 생각과 총리의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며 앞으로 미국 의회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앞서 부시 대통령과 후쿠다 총리는 약 1시간 가량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테러와의 전쟁 협력방안, 미-일 동맹 강화 및 협력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후쿠다 총리에게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미군을 계속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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