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낮은 단계’ 對北제재로 가는 중

▲ 북핵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매클렐렌 백악관 대변인

미국의 대북제재 목소리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18일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직은 경고 수준이지만, 구체적 수단을 동반한 행동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일 주도의 경제제재 시한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북 경고는 지난 9일 <뉴욕타임즈>(NYT)가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대북 압박을 위한 5개 국 협의가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열흘만에 취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의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 조치가 발판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 ‘유엔 안보리 회부’ 구체적 표현 등장

스콧 매클렐렌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공개 브리핑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는 것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주변국들과 함께 다음 조치를 충분히(fully) 논의하게 될 것이다”면서 “안보리 회부도 분명히(certainly)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부시 2기 행정부 들어 공식석상에서 안보리 회부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이날 CNN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끝내 고집을 부린다면 국제사회가 이 독재정권(김정일 정권)의 지향을 바꾸기 위해 다른 방법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경제제재와 안보리 회부 문제는 ‘하나의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우회적 언급만 있었다. 이날 북핵 관련 언급은 안보리 회부를 경고한 분명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백악관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분명한 대북제재를 시사한 것은 북한의 영변 5MW 원자로 가동 중단에 따른 것이다.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차석 대사는 이날 USA 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원자로 가동 중단 조치가 핵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 플루토늄 재처리를 목적으로한 폐연료봉 교체작업임을 확인했다.

NYT는 하루 전날 북핵 관련 부시 행정부 기류를 전하면서 “백악관에서 (북핵에 대한)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위협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취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지난 2년간의 외교적 접근이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부시 행정부 내 북핵 접근에 대한 논란은 6자회담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논란이 커질수록 구체적인 대북제재 시한과 시나리오 준비에 대한 내부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제재 논의 시작단계, 외교적 해결 상당 지속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미국이 처음 세웠던 북핵 해결 원칙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 노력을 상당기간 지속한다는 것. 정책 최종 결정권자인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나는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대변한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경고’에 무게가 실렸고, 제재 ‘착수’는 아직 그 시기와 방법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주변국과의 협의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반기문 장관은 1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 차원에서 그에 대해 협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당정협의에서 남북관계 현안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0일 당정협의에서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및 대북 경제제재에는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오영식 원내 부대표는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의 의견과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을 당정이 천명한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제재를 공식적으로 추진해도 한국은 반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은 북중관계가 북핵 역풍에도 불구하고 우방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방문했음에도 북한이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북∙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주변국 눈치를 보면서 대북제재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북을 경과하면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관리 ‘경제제재’ 임박 언급

최근 대미 소식통들은 북핵문제를 포함, 한반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미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그 시한도 6월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과의 정책적 이견을 근본적인 대북관의 차이라는 인식을 굳히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한반도 정책을 총론적으로 재조정하게 될 것이라 소식이 미국 쪽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한국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은 오히려 강경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안보 또한 미국이 우선 책임을 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을 방치하면 결국 핵 실험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라며 “미국이 몇 달 안에 대북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중앙일보>가 20일 보도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어 여름 내로 미국은 단순 협박(Bluffing)이 아닌 실제적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제재를 위해서는 일본의 협조를 받을 것이며 중국과 한국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반대가 예상되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으로까지 가는 사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일 중심 대북제재 효과

미∙일 중심의 경제제재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단 중국과 한국이 제재에서 이탈하면 그 효과는 대폭 감소된다. LG경제연구원 김석진 연구위원은 “중국과 한국이 대북 상업적 교역에서는 70∼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서 “미국과 일본의 대북 교역량은 2003년 전체의 12%에 불과했기 때문에 결정적 타격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일본과 교역에서 GNP 1%에 육박하는 경화를 획득했기 때문에 경제제재가 취해지면 외화부족에 다시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이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를 강화할 경우 북한은 미사일과 마약 거래에서 오는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북한 외화수입에서 이러한 비상업성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교역량의 40%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제재에 착수하면 한국은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치적 결정에 상당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 미국은 한국의 군사동맹이자 핵심적인 경제 파트너라는 사실이다. 한국이 미∙일 중심의 경제제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군사∙경제적 측면에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복지부동’은 상당한 위험요소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남북교류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개성공단 건설과 7억 달러 수준의 경제협력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남북경협은 독자영역으로 미국의 양해를 구했다고 하지만 미국이 본격적인 대북 경제제재에 돌입할 경우 남북경협이 타격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제제 움직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 정부가 북핵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DailyNK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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