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회담, `北테러지원국 해제’ 맞물려 주목

현지시간 1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이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북핵 6자회담 10.3 합의와 그에 앞선 9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당시 양해사항 등을 통해 북한의 연내 신고.불능화 이행에 맞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종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절차는 일단 비교적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에 따라 미국 역시 테러지원국 해제.적성국교역법 종료를 위한 실무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미 간 합의 이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남았다. 일본이 자국민 납북자 문제가 진전되기 전에는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온 데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일 정상회담이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문제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점은 묘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미국이 한 나라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려면 그 조치가 발효되기 45일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미국이 북의 신고.불능화 이행 시한에 맞춰 테러지원국 문제를 연내에 해결한다고 할 경우 16일이 그 ‘데드라인’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유력 동맹국 총리의 입장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정상회담 당일이나 그 직전에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일 정상회담의 택일을 계기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연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북.미가 쌓아가고 있는 신뢰 관계로 미뤄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꼭 연내에 마무리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핵 프로세스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예상이다.

그런 만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의 방미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시기에 다소간 영향을 줄 수는 있을 지라도 신고.불능화 이행시 테러지원국 족쇄를 풀어주기로 한 미국의 결정을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관측통들의 예상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2일 서울에서 ‘일본인 납치문제가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테러지원국 리스트는 미국에 의해 정해진 미국의 명단으로, 어느 나라를 추가하거나 빼는 것은 우리의 법적 기초에 따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조사국 래리 닉시 박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부시 행정부는 현재 무슨 수를 쓰더라도 북한과의 핵협정을 진전시키기 위해 작심을 한 상태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일동맹에 손상은 갈 것으로 예상했다.

미 노틸러스 연구소의 피터 헤이즈 박사도 “미국은 핵합의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할 것”이라며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성실하고도 진실하게 핵목록을 신고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에 따라 테러 해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일본이 변수는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미.일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대해 동맹국 입장을 세워주는 선에서 다양한 의견 개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일본이 납치 문제에서 보다 유연성을 발휘, 세계적 안보 이슈인 북핵 프로세스가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는 이때 책임있는 역할을 맡아달라고 당부하고 후쿠다 총리는 앞으로 있을 북.미 양자 협의 과정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북측이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촉구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란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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