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핵활동 유예 합의 6者 재개로 이어지나?

북한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시켜 이를 감시하는 데도 동의했다. 대신 미국은 24만톤의 영양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과 북한은 23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가진 3차 고위급 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을 합의하고 29일 동시에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대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비핵화 이행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북한(DPRK)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핵 실험과 우라늄농축활동을 포함한 영변 핵활동에 대한 유예(moratorium)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영변 우라늄 농축활동 유예를 검증하고 모니터하며, 5메가와트 원자로와 관련시설의 불능조치를 확인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팀 복귀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외무성 대변인 문답을 통해 비슷한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국은 24만 톤 영양지원을 위해 추가 협의를 갖기로 했다. 합의 내용은 지원 시기를 논의하도록 한 만큼 지원 품목에 대해서는 이미 양측간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이다. 북한이 지원 시기를 앞당기고 추가적인 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양국간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10월 스위스에서 진행된 2차 북미 고위급회담 결과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일 사망으로 협상 환경이 바뀔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김정은을 비롯한 새 지도부도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어 합의서 작성에 큰 걸림돌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탈북자 북송 사태가 국제문제로 비화되자 중국이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에 합의 촉구를 강하게 재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탈북자 사태를 비핵화 분위기 호전으로 덮고 가려는 의지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핵활동 유예는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개최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미국의 영양지원과 병행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주변국의 외교활동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남북관계도 긍정적인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미국과 북한이 같은 방향을 보기 시작했다는게 큰 의미”라며 “세부협의라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당분간 대화가 진행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양국의 합의에 대해 “작은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중간 중간 걸림돌도 적지 않다. 북측이 합의문에 UEP ‘임시중단’이라는 표현을 쓰고 그 의미를 “결실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이라고 분명히 밝힌 만큼 상황 변화에 따라 즉시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북한은 미국의 발표 내용에 없는 ‘6자회담이 재개되면 대북제재 해제와 경수로 제공 문제를 우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6자회담 재개에 또 다른 변수를 사전 포석으로 깔아 놨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과거에도 수 차례 양국의 합의를 어겨왔기 때문에 이번 합의를 비핵화 의지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다만 중국도 6자 재개에 대한 의지가 높은 만큼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중국의 책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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