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탐색전’ 마치고 대화 모멘텀 살릴까

1년 7개월만에 재개된 미북대화가 북핵 및 6자회담 등 현안문제에 관한 특별한 합의 없이 마무리됐지만 대화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달 30일 이틀간의 대화를 공동성명 발표 없이 마무리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회담 직후 “이번 대화는 북한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였다”면서 “그런 점에서 건설적이고 실무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으며 앞으로 계속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이번 (미북)회담이 갈등 해소에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북미가 앞으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첫발”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미북회담에서 제시된 북한의 구체적인 입장 등은 조만간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회동을 통해 전달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다음 수순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국자는 “앞으로 8월 중 한미 고위급 인사간 회동 계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조만간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당초 이번 회담은 구체적 합의가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미국이 ‘탐색전’ 성격의 이번 회담을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주장을 완강히 고집하기 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 자세를 견지한 측면이 컸던 것으로 추측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핵무기 폐기에 관한 의지를 보여주는 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위한 길은 열려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예상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회담에 앞서 미 행정부는 “2005년 공동성명의 약속을 준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그들이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전제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열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쟁점 현안을 일괄 타결하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과의 관계개선를 요구하며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주장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다만 미국을 만족시킬 만한 구체적이거나 선명한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같은날 서울에서 일부 외신기자와 만나 “북측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 지원과 다른 유인책을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핵문제는 미국과의 일괄타결 사안임을 강조한 것이다.


위 본부장은 “미국이 북한과의 회담에 대한 평가를 마치는 대로 몇 주 안에 다음 단계가 마련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화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신화통신은 “북한 핵문제의 복잡성에 비춰볼 때 정말로 6자회담이 재개되기까지는 ‘시일’을 필요로 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