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화-北核폐기…둘다 어렵다”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이 5일(현지시간)부터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 회담에서 출발하여 양국관계 정상화와 궁극적인 북핵폐기까지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북의 실무회담이 북핵폐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핵폐기까지 걸림돌이 많아 관계정상화조차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핵폐기를 유도하기 위해 유화적인 정책으로 선회했지만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관계정상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2∙13 합의에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면 양국 관계가 일정 정도 물꼬를 틀 수 있지만,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든다는 미국내 강경파들의 지적 때문에 미국은 관계정상화의 속도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미북 실무회담은 관계정상화를 전제로 한 자리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관계정상화는 평화체제라는 큰 틀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2∙13 합의 초기 이행조치 기한 60일이 경과된 후가 되어야 그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다만 “미국은 북한에 잘해주면서 앞으로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고, 이런 과정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무회담이) 북핵폐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도이지, 급진적인 관계정상화까지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내에서도 2∙13 합의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면서 “관계정상화를 전제로 한 테러지원국 해제, 적성국 교역금지법에 의한 대북 경제제재 해제 논의가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든다는 강경파들의 지적 때문에 관계정상화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만권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핵 해결에 진전을 보려는 정책으로 선회했지만 북핵폐기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이는 부시 행정부 내 많은 인사들이 북한의 핵포기에 의구심을 갖고 있어, 여기에 따라 향후 협상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위원은 “미국의 파격적인 대북정책의 선회는 북핵폐기 유인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경제지원이나 체제보장만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북한은 외부지원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북한 주도의 통일전선전략에 따라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북간 관계정상화가 되려면 북한이 핵폐기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관계정상화가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미국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위원은 “미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른 유화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술적 전환을 했지만 장기적인 전략적 전환은 아니다”면서 “미국은 이번 기회에 대북압박 완화 국면을 구사해 북핵 폐기의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농축 우라늄(HEU) 문제가 미북관계 정상화회담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전문가들의 입장이 갈렸다.

김성한 교수는 “6자회담 관련국들은 북한의 핵물질 신고목록에 고농축 우라늄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은 그렇지 않다”면서 “북핵 폐기를 위한 9∙19공동성명 이행에서 HEU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홍 위원은 “미국이 북한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를 계속해서 보인다면 HEU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 전환 정도에 따라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