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동상이몽 속 6자회담 재개 위한 첫삽

▲ 북한 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28일 베이징(北京)에서 회담 재개를 앞두고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협상 재개의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접촉을 통해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계좌 동결문제와, 북한이 조기에 이행할 핵폐기 관련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관련국들의 이행조치 등 6자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이행조치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부상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친절한 초청에 의해 길을 떠났다”며 “우리는 핵실험을 통해 제재와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어적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당당한 지위에서 아무때든 회담에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금융제재 문제=북한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던 금융제재 해제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국은 6자회담이 열리는 틀 안에서 실무그룹을 통해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금융제재 해제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회담에 나가기로 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힐 차관보가 지난 20~21일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BDA에 대한 금융제재, 비핵화, 미·북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 지원, 동북아 평화문제를 별도로 협의하기 위한 5개의 실무그룹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은 실무작업반의 설치가 제재 해제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문제는 북한의 주된 관심사항이기 때문에 적잖은 진통 끝에 제재 일부 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핵폐기 프로그램 =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핵포기 계획을 담은 지난해 9월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일정기간 내 이행토록 확약 받는 등 북한측에 3개항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그 내용으로는 10월 핵실험에 대한 사과와 재실험 무기한 중단 ▲북한 내 모든 핵관련 시설 신고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기사찰 수용 ▲6자회담 공동성명 일정기간 내 이행 확약 등 3개 항목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북한의 공동성명 이행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핵포기 로드맵’을 채택하자는 제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김 부상이 “핵실험을 통해 미국에 대응할 방위적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그 지위를 갖고 당당히 대화할 수 있게 됐다”는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핵보유국 자격으로 회담에 참여해 핵군축을 의제로 삼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힐 차관보는 지난달 31일 “우리는 북한측에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솔직하게 밝혔으나, 북한은 우리가 북한을 핵국가로 받아들인 후 핵무기 통제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 “북한은 핵실험으로 어려운 국면을 만들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새로운 또 하나의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에너지 지원문제 = 힐 차관보는 28일 북한이 차기 6자회담에서 핵폐기 의지를 입증하는 조치로 영변 5㎿ 원자로 등 핵시설을 동결하는 것은 물론 핵무기·핵시설·핵물질 보유 현황에 대한 성실한 신고까지 이행키로 약속해야 에너지 지원 등 상응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김 부상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계관 부상은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통해 핵 보유 사실을 증명한 만큼 북·미 관계 정상화와 관련된 조치 및 중유 등 에너지 지원 약속이 선행돼야 핵폐기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 핵폐기를 위한 당근으로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이 기대하는 수준의 이행조치에 합의해야 중유 제공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핵시설 동결이 북핵폐기의 첫 조치가 될 수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 핵동결에 대해 연간 50만t의 중유를 제공한 94년 북미 간에 채결한 제네바기본합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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